경기도만 고교 37%서 오류…지역마다 1천건 이상
동점자에 불이익…교사·학생들 방학중 비상등교
“차세대 시스템 오류 잦더니 결국 대형사고” 분통
동점자에 불이익…교사·학생들 방학중 비상등교
“차세대 시스템 오류 잦더니 결국 대형사고” 분통
다음달 시작될 대학의 수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앞두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차세대 나이스(NEIS)’의 성적 처리 오류가 확인되면서 전국의 일선 고교에서 성적 정정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에 오류가 확인된 나이스 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내내 잦은 시스템 오류로 수시로 작동을 멈추는 등 일선 교사들의 불만을 샀던 것으로 드러나 ‘차세대 나이스’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전국 시·도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은 중학교 36곳과 고교 156곳에서 성적 처리 오류가 발생해 긴급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경기도의 경우 이번에 오류가 확인된 고교는 전체의 37%에 이른다. 경남도교육청도 중학교 2곳 12건, 고교 59곳 1324건, 광주시교육청은 28개 고교 1313명, 전남지역에서는 35개교 1010명의 성적 오류가 확인돼, 해당 일선 학교들마다 긴급 수정 작업에 나서는등 큰 혼란을 겪고 있다.
■ 황당한 나이스! 경기북부지역의 한 외국어고는 28일 교사와 전체 학생 1400명이 등교해 올 1학기 성적을 재입력한 뒤 오류를 바로잡는 긴급 정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수원의 한 여고는 이날 60여건의 나이스 성적 오류를 확인하고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고 군포의 한 고교도 해당 교사를 정상 출근시켜 성적 정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선 고교들이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필고사와 수행평가를 합산한 결과가 동점인데도 동점자가 아닌 것으로 처리되는 성적 동점자 처리 기능 오류 발생으로, 지필고사 성적이 낮은 학생이 오히려 석차가 높아지는 잘못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교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경기지역의 한 고교 교감은 “성적의 입력과 처리에서 이런 오류가 나와 황당하다”며 “이번주에 성적표를 재송부할 예정이지만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신뢰도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전지역 학부모 소아무개(47)씨는 “아이가 고교 1학년이어서 올 입시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나이스 시스템이 잘못됐다니 불안하다”며 “한 나라의 최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수준이 이 정도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 차세대 맞아? 차세대 나이스는 이번 성적 처리 건뿐만 아니라 도입 초부터 크고 작은 말썽을 일으켰다.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정보입력을 위한 접속 과정에서 프로그램이 동작을 멈추는가 하면, 앞에 입력한 정보가 사라져 버리는 오류도 종종 발생했다고 털어놓았다.
경남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지난 1학기 내내 소소한 오류가 끊이지 않아 교사들 사이에 도대체 차세대 프로그램을 왜 도입한 거냐는 불만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의 한 고교 교사는 “심각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성적 처리를 비롯해 학교 생활, 전출입, 창의적 재량활동 등 학생들의 성적과 생활기록은 물론 각종 방과후 업무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지만 시스템의 오류가 더 잦았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사전 점검이 미숙한 채로 시행하는 바람에 평소에도 말썽이 많았으며, 이번에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 대구 광주 대전/홍용덕 박주희
정대하 송인걸 기자 ydhong@hani.co.kr
정대하 송인걸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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