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박경여 주무관
과태료 체납압류 해제시스템 만든 서울시청 박경여 주무관
수작업하던 수납·조회·발송 등
국토부 연계 ‘자동체계’ 만들어
상반기 서울창의제안 최우수상
수작업하던 수납·조회·발송 등
국토부 연계 ‘자동체계’ 만들어
상반기 서울창의제안 최우수상
“야, 너 죽을래. 내가 지금 몇 시간째 전화통에 매달려 있는 줄 알아?”
지난달까지 서울시청 도시교통본부 교통지도과에 걸려오는 민원 전화의 첫마디는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불법주정차 또는 버스 전용차로 위반 과태료가 체납되어 차량이 압류된 차주들이 “돈을 냈으니 빨리 압류를 풀어달라”는 전화였다. 이런 항의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200통 넘게 걸려와 민원 전화는 항상 통화중이었고 해당 부서 업무는 마비되기 일쑤였다. 공무원들은 “늦게 받아 죄송하다”라는 말을 반복해야 했다.
이 부서에 근무했던 박경여(사진·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주무관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미 돈을 냈는데 압류가 해제되지 않아 자동차를 팔지 못하게 된 민원인은 화를 내고, 공무원은 하루종일 혼이 나며 쩔쩔매는 모습을 계속 두고 볼 수 없었어요.”
물론 그도 해결에 나섰지만 첨부터 쉽지는 않았다. “과태료 수납 확인부터 압류 자료 조회까지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했고 민원인이 과태료를 완납한 뒤에도 일일이 압류 해제 촉탁서 발송을 해야 했었요. 그러니 시민들이 과태료를 내고 평균 20일 뒤에야 압류가 풀렸던 거죠.”
박 주무관은 자치구 담당 직원들과 늦은 밤까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1천만 건이 넘는 불법주정차와 버스 전용차로 위반 압류건수를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고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할 때는 그만두고 싶기도 했다. 급기야는 역류성 스트레스 위장 장애까지 생겨 시달렸다.
“힘들었지만 매일 민원인들의 욕설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지 않다”는 집념으로 버틴 그는 마침내 ‘교통위반 체납 과태료 압류해제 지원시스템’을 고안해냈다. 지난달 27일부터 서울시 과태료 수납시스템을 통해 체납과태료 납부를 확인하면 국토해양부의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과 연계해 즉시 압류해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서울시는 압류해제 처리과정이 개선됨에 따라 연간 100만 건 이상의 압류해제 관련 민원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주무관은 이 시스템으로 최근 ‘2011년 상반기 서울창의상’에서 창의제안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제공 서울시청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제공 서울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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