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저 크레인 위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올라 있는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이 고층 아파트와 비슷한 높이로 서 있다. 지난달 29일 촬영한 것이다.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yeshoot@hani.co.kr
경찰·일부 주민 “막겠다” 충돌 우려
시민 58% “한진중 해고 철회해야”
시민 58% “한진중 해고 철회해야”
경찰이 중부지역의 폭우 피해를 이유로 3차 희망버스 자제를 요청했으나 희망버스기획단 쪽은 예정대로 30일 부산에 가기로 했다. 경찰과 부산의 일부 단체들은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들어가는 것을 막겠다고 밝혀, 2차 희망버스에 이어 또다시 충돌이 우려된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3차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29일 “3차 희망의 버스를 축소 또는 연기하라는 경찰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30일 부산행 버스를 예정대로 출발시키겠다”고 밝혔다. 수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한테 애도를 표하지만, 200일 넘게 극한의 고공농성을 지속하고 있는 김진숙(51)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부당한 정리해고로 평생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아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희망버스 쪽은 부산역과 서면 등에서 오후 6시께 축제 형식의 문화제를 연 뒤 시민 불편을 고려해 거리행진 없이 개별적으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도착해 밤샘 문화제를 열고 다음날 오전 9시께 해산할 계획이다.
부산지방경찰청은 “합법집회는 보장하겠지만 불법집회를 하거나 허가 없이 도로를 점거하면 경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2차 희망버스 때처럼 영도조선소로 가는 도로에 경찰버스로 벽을 설치하고 도로 양쪽 인도도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 등 부산의 일부 단체들도 영도다리 등에서 몸으로 막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80여곳의 시민사회단체 및 야4당 등으로 꾸려진 ‘한진중공업·부산경제살리기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27일 정치·사회분야 전문 여론조사기관인 사회동향연구소에 맡겨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1032명의 68.4%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 “문제가 없다”는 답변은 19%에 그쳤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58.5%가 “회사 쪽이 먼저 정리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노조가 먼저 정리해고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26.7%에 그쳤다. 부산시의 태도에 대해서는 48.4%가 “일방적으로 회사 입장을 대변한다”, 34.3%가 “노사 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 쪽과 조남호 회장의 태도에 대해서는 66.9%가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답했다. 부산/김광수, 이문영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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