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근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
“서울 하수도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강수량을 100년 빈도로 끌어올릴 기술력은 이미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부담가능한 방재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사회적 공감대부터 형성돼야 한다.”
서울시의 수방대책이 ‘도시홍수’ 에 무방비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 이인근(사진)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은 29일 “수방기준은 세계 어느 도시나 2, 30년 간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고, 현재 기준이 경험과 도시홍수 대비 요구 사이의 현실적 절충치”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안전과 방재 기준을 높일 필요는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그는 “‘내가 내는 세금이 어느 정도 방재에 쓰이는게 좋겠다’는 시민들의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재산과 생활의 일정한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저류조 확충이나 산비탈에 대한 규제 등의 방재 기준이 강화되면 경우에 따라선 건축 허가 및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되고 건축비가 늘어날 수도 있으며, 공사로 인한 장기간 교통 불편도 따를 수 있다”며 “지금은 수해 직후라 반발이 없겠지만, ‘방재 기준 강화를 위해 사유재산권 행사를 제약하고 시민이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속적인 힘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의 서울 수방대책은 ‘침수는 피할 수 없다. 다만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쪽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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