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치웠는데…또 비 나흘 전 폭우로 쑥대밭이 됐다가 자원봉사 시민들과 군인·경찰 등의 도움으로 꽤 정리된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 일대 침수 피해 지역에서 31일 또다시 비가 내리자 한 주민이 2차 피해를 걱정하며 복구 작업을 하느라 바삐 손길을 놀리고 있다.
‘추가폭우’ 비상걸린 복구현장
우면산 가보니
산사태지역 긴장감 커져 전원마을도 극도 불안감 주민들 집단소송 채비도 동두천 가보니
흙범벅 옷·가구 씻고 닦고 군인·봉사자 등 악전고투 “또 잠기면 어쩌나” 초비상 산사태로 18명이 목숨을 잃은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1일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자, 일선 복구 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추가 산사태를 막기 위해 우면산에 방수 비닐을 덮고 빗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 입구를 정비하는 등 긴급 대처에 나섰다.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도 않았는데 비가 내리자, 남태령 전원마을 주민들은 또다시 침수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했다. 전원마을 주민 이광수씨는 “오후부터 강해진 빗줄기에 우면산이 추가로 붕괴될까 걱정”이라며 “밤사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대피소로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가 산림청의 우면산 산사태 예보 권고를 외면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 주민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산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법정으로 번질 전망이다. 우면산 산사태로 3명의 사망자를 낸 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아파트 자치회장인 곽창호(55)씨는 “서초구와 서울시가 천재라고 계속 주장하는데, 인재라는 것을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입자피해대책위원회(가칭)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전원마을 주민 윤아무개(37)씨도 “수해를 입은 세입자들을 상대로 실제 피해 정도를 파악하고 복구와 피해보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흘 전 폭우로 쑥대밭처럼 바뀐 경기도 동두천시의 보산역과 동광극장 주변 상가와 주택가에선 31일 주민들이 쓰레기와 흙더미를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또다시 아침부터 굵은 빗발이 쏟아지자 가슴을 졸이며 하늘을 원망하듯 쳐다보곤 했다.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47년 동안 상가를 운영해왔다는 주민 권대식(71)씨는 “빗방울만 떨어져도 또 잠기면 어쩌나, 가슴이 철렁거린다”며 속을 태웠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동두천 지역에는 1일까지 최대 12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됐다. 동두천시 관광특구 지역인 이 일대에는 이날 군인·경찰·공무원·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투입돼 침수 주택과 상가, 거리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와 흙을 치우고 이재민 구호활동 등 응급 복구에 비지땀을 흘렸다. 골목마다 흙범벅이 된 가전제품과 옷가지, 부서진 가구 등을 물로 씻어내는 안타까운 손길이 이어졌다. 어머니와 함께 봉사활동을 나온 조원희(13·고양 덕양중 1)군은 “온종일 빨래하고 밥을 날랐다. 힘들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며 미소지었다. 미군 2사단 장병 300여명도 트럭과 구급차량 등을 동원해 사흘째 복구 작업에 동참했다. 보산동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왕섭(65)씨 가족들도 “진열된 상품을 버리기 아까워서 일단 닦고 있는데, 팔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히 세워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두천시는 지난 폭우로 6명이 숨지고 주택 1887채와 상가 806동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에서 우편 배달을 하다가 하수구에 빠져 실종된 집배원 차선우(29)씨는 30일 실종 지점에서 60여㎞ 떨어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충신 기자, 동두천/글·사진 박경만 기자 cs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공익형 노인일자리에 억대 재산가 ‘수두룩’
■ 부자 마을 수해? 더 서러운 ‘강남의 그늘’ 비애
■ 파주, 구제역 매몰지 침수…20만명 식수원 오염 비상
■ ‘빨간 책’을 봤다
■ ‘뉴스 오브 더 월드’ 브룩스 절친마저 도청
산사태지역 긴장감 커져 전원마을도 극도 불안감 주민들 집단소송 채비도 동두천 가보니
흙범벅 옷·가구 씻고 닦고 군인·봉사자 등 악전고투 “또 잠기면 어쩌나” 초비상 산사태로 18명이 목숨을 잃은 서울 서초구 우면산 일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1일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자, 일선 복구 현장에는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추가 산사태를 막기 위해 우면산에 방수 비닐을 덮고 빗물이 잘 빠지도록 배수로 입구를 정비하는 등 긴급 대처에 나섰다.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도 않았는데 비가 내리자, 남태령 전원마을 주민들은 또다시 침수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했다. 전원마을 주민 이광수씨는 “오후부터 강해진 빗줄기에 우면산이 추가로 붕괴될까 걱정”이라며 “밤사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대피소로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가 산림청의 우면산 산사태 예보 권고를 외면해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피해 주민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산사태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법정으로 번질 전망이다. 우면산 산사태로 3명의 사망자를 낸 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아파트 자치회장인 곽창호(55)씨는 “서초구와 서울시가 천재라고 계속 주장하는데, 인재라는 것을 밝히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입자피해대책위원회(가칭)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전원마을 주민 윤아무개(37)씨도 “수해를 입은 세입자들을 상대로 실제 피해 정도를 파악하고 복구와 피해보상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흘 전 폭우로 쑥대밭처럼 바뀐 경기도 동두천시의 보산역과 동광극장 주변 상가와 주택가에선 31일 주민들이 쓰레기와 흙더미를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또다시 아침부터 굵은 빗발이 쏟아지자 가슴을 졸이며 하늘을 원망하듯 쳐다보곤 했다.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47년 동안 상가를 운영해왔다는 주민 권대식(71)씨는 “빗방울만 떨어져도 또 잠기면 어쩌나, 가슴이 철렁거린다”며 속을 태웠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동두천 지역에는 1일까지 최대 12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됐다. 동두천시 관광특구 지역인 이 일대에는 이날 군인·경찰·공무원·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투입돼 침수 주택과 상가, 거리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와 흙을 치우고 이재민 구호활동 등 응급 복구에 비지땀을 흘렸다. 골목마다 흙범벅이 된 가전제품과 옷가지, 부서진 가구 등을 물로 씻어내는 안타까운 손길이 이어졌다. 어머니와 함께 봉사활동을 나온 조원희(13·고양 덕양중 1)군은 “온종일 빨래하고 밥을 날랐다. 힘들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며 미소지었다. 미군 2사단 장병 300여명도 트럭과 구급차량 등을 동원해 사흘째 복구 작업에 동참했다. 보산동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왕섭(65)씨 가족들도 “진열된 상품을 버리기 아까워서 일단 닦고 있는데, 팔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히 세워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두천시는 지난 폭우로 6명이 숨지고 주택 1887채와 상가 806동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봤다.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에서 우편 배달을 하다가 하수구에 빠져 실종된 집배원 차선우(29)씨는 30일 실종 지점에서 60여㎞ 떨어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충신 기자, 동두천/글·사진 박경만 기자 cs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공익형 노인일자리에 억대 재산가 ‘수두룩’
■ 부자 마을 수해? 더 서러운 ‘강남의 그늘’ 비애
■ 파주, 구제역 매몰지 침수…20만명 식수원 오염 비상
■ ‘빨간 책’을 봤다
■ ‘뉴스 오브 더 월드’ 브룩스 절친마저 도청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