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희망버스 참가자가 처음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8일 희망버스 참가자 정아무개(42)씨를 서울에서 붙잡아 영도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6월11일 1차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헤 집결한 뒤 다음날 새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담을 넘어 들어가 김진숙(51)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농성중인 35m 높이의 선박크레인 근처와 한진중공업 정문 앞 도로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씨에게 그동안 다섯 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출석하지 않자 지난 5일 부산지방검찰청에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정씨의 체포영장을 부산지방법원에서 발부받았다. 정씨는 지난달 9~10일 2차 희망버스 때도 영도구 봉래교차로 앞에서 영도조선소로 가는 도로에 차벽을 쌓아 막고 나섰던 경찰에 항의하며 도로를 점거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가 석방됐다.
경찰은 또 정씨와 같은 혐의로 4차례 출석요구서를 받고도 응하지 않은 1차 희망버스 참가자 박아무개(42)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로써 1~3차 희망버스 참가자 가운데 체포영장이 발부된 참가자는 희망버스를 제안하고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을 포함해 3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또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와 일부 영도구 주민이 영도대교와 부산대교에서 지난달 30~31일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조선소로 가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충돌사건과 관련해, 불법 행위자에게는 출석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경찰이 송 시인에 이어 두 명의 체포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은 것은,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바라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희망버스에 참가하려는 시민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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