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연수원·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 협연
갇힌 사람과 가두는 사람, 지키는 사람이 노래로 하나가 됐다.
법무연수원 로하스 합창단(단장 양부남 부장검사·50)과 청주여자교도소 하모니 합창단이 12일 오후 청주여자교도소 특별 무대에 함께 서 교도소 수형자 300여명에게 노래의 감동을 전했다. 로하스 합창단은 ‘사랑과 혼이 담긴 따뜻한 법’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정신을 전파하자는 취지로, 하모니 합창단은 ‘노래를 통해 수용자들의 사랑과 조화’를 실천하자는 뜻으로 활약하는 합창단이다.
양 단장은 “수사하는 검사, 지키는 교도관 등으로 이뤄진 로하스 합창단이 교도소에 갇힌 재소자들과 음악을 통해 마음의 대화를 나누려고 우정의 공연을 마련했다”며 “하모니 합창단과 협연해 더욱 뜻이 깊다”고 말했다. 로하스 합창단은 ‘우정의 노래’, ‘그대 눈속의 바다’ 같은 합창곡과 양 단장의 색소폰 연주 등을 선물했으며, 하모니 합창단은 ‘위로의 말 한마디’ 등의 노래로 화답했다. 두 합창단은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함께 불러 수형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합창단원인 수형자 ㅎ씨는 “법무연수원 합창단과 한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어 기쁘고 보람도 느꼈다”며 “노래로 마음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22일 창단한 로하스 합창단은 연수원생들을 가르치는 양 부장검사와 조성욱(49)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 6명과 교도관·사무관 등 연수원 직원 46명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12월 법무연수원 강당에서 다문화가정 등 800여명을 초청해 창단 공연을 하는 등 5차례 공연을 했다. 하모니 합창단도 창단 공연장을 찾아 협연했다.
1997년 3월 창단한 하모니 합창단에는 청주여자교도소의 수형자 30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국 교도소 등 교정기관 순회 공연(9차례), 불우 수용자·가족 돕기 자선 음악회(10차례) 등 지금까지 48차례 공연을 했다. 지난해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하모니>가 개봉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미애 청주여자교도소 교회사보(7급 상당 교정직 공무원)는 “이곳에 머무는 기결수·미결수들에게 하모니 합창단의 인기는 폭발적”이라며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데다 심리적인 안정까지 가져다주는 하모니는 걸어다니는 교화 매체”라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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