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교육청이 전교조 교사들의 자율연수가 열린 교육청 건물 강당의 냉방장치를 가동하지 않아 수백명의 참석자들이 찜통더위에 시달렸다.
전교조 고양 초등지회는 지난 8일 오후 5시 고양교육청 3층 대강당에서 창립 16주년 기념행사와 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학 박노자 교수의 강연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고양 지역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 250여명이 참여했다.
마침 이날은 장마가 소강상태에 들어가 수도권 지역 최고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았고, 180석 규모의 강당에 250여명의 교사들이 가득 들어차 행사장은 ‘찜통’으로 변했다.
전교조 고양 초등지회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냉방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교육청 쪽은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면서 틀어줄 수 없다고 버텼다”며 “일부 교사들이 교육장을 찾아가 거세게 항의하고 나서야 행사가 끝날 무렵 에어컨을 틀어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200명이 넘게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해 처음에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며 “나중에 냉방시설을 켰지만 중앙냉방식이라 30~40분이 지나야 시원해지기 때문에 행사가 끝나기 직전에서야 냉방이 됐다”고 해명했다.
전교조는 “참석인원이 150명 정도 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도 100명밖에 못 들어가는 회의실을 쓰라고 하는 등 장소협조 때부터 삐걱거렸다”며 “이번 일은 전교조와 교사들에 대한 고양교육청의 권위주의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고양/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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