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유산 145호…보존 의견 많지만 안전성 의문
지난 22일 오전 교각(다릿발)이 땅속으로 침하하면서 상판이 기울어져 붕괴 위기에 놓인 경남 창녕군 남지철교를 보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봐야겠지만 침하된 6번 다릿발과 상판은 보존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을 가로질러 경남 창녕군 남지읍과 함안군 칠서면을 연결하는 남지철교는 1933년 3월9일 완공된 길이 390m, 폭 6m의 다리이다. 1931년 9월15일부터 건설됐으며, 당시 총공사비 25만원 가운데 5만원을 경남 창녕·함안·마산 주민들이 부담했다. 다리 구조물은 일본 오사카의 교량제작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배로 실어와 현장에서 조립·설치했다. 현재는 차량이 다닐 수 없을 만큼 낡았지만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145호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우인철 창녕군 문화체육과장은 23일 “문화재청 자문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지역에서는 조금만 보수하면 보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도 “역사적 가치와 지역정서 등을 고려해서라도 철저히 안전조처를 한 뒤 보존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과)는 “등록문화재인 만큼 없애는 것보다는 인도교로 살려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며 “하지만 침하된 6번 다릿발과 상판은 들어내고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도 “파손된 다릿발과 상판을 없애고 다시 만드는 것과 보수해서 다시 쓰는 것 등 두가지 방법이 있다”며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다릿발은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한토목학회 등에 안전진단을 의뢰해 그 결과에 따라 조처할 계획이며, 다음달 말 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받침대 설치 등 임시조처를 할 것”이라며 “교각과 상판을 들어내 새로 설치하는 방안과 문화재인 만큼 현재의 것을 보수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재활용하는 것은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창녕/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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