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대 나노-광공학과 학생들이 학과 실습실에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대 제공
‘학부 6000명’ 한국산업기술대 2년연속 취업 1위
맞춤 컨설팅에 현장 밀착 산학협력 특성화 효과
맞춤 컨설팅에 현장 밀착 산학협력 특성화 효과
경기 시화공단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가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 대학·계열별 취업률 조사 결과 졸업자 수 1000~2000명인 대학 그룹에서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 대학의 올해 취업률은 74.9%로, 전국 4년제 대학 공학계열 평균 취업률인 66.9%보다 높다. 개교 13년이란 다소 짧은 역사에다 12개 학과에 학부생 수가 6000여명으로 크지 않은 이 대학이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대학’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2월 이 대학을 졸업한 이아무개(26)씨는 근육이 굳어가는 뇌병변 장애(4급)와 희귀성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다. 나노-광공학을 전공하던 중 희귀병 판정을 받은 이씨는 지난해 10월 학교 인력개발센터 백은혜(27) 취업지원관을 만나 취업 도전에 나섰다. 학교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1 대 1 맞춤 컨설팅도 받았다.
하지만 실패가 이어졌다. 백 지원관은 “수십곳 회사에 이력서를 냈지만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한 이씨는 ‘내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며 괴로워한 적도 있다”며 “그때마다 포기하지 않도록 꾸준히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마침내 최근 한 국책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채용됐다. 학교 쪽이 특색 없는 ‘백화점식 종합대학’이 아니라 ‘산학협력 특성화’라는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점도 취업률 향상에 영향을 줬다.
학생들은 재학하는 동안 가족 회사 제도, 엔지니어링 하우스 제도 등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거친다. 엔지니어링 하우스란 학부생이 정규 수업 외에 교수와 기업의 공동연구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참여해 24시간 현장 밀착형 학습을 하는 제도다. 현재 50여개 분야의 기업 150여곳과 교수 100명, 학부생 405명이 참여하고 있다.
모든 학생은 산업 현장에서 320시간을 일하는 ‘프로젝트 실습 학점제’ 적용을 받는다. 방학 동안 하루 8시간씩 4~8주 실습을 통해 2~4학점을 얻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2000년 도입된 뒤 방학 때마다 1000여명이 참여할 만큼, 학생들의 호응이 뜨겁다.
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은 “산업계 수요를 조사해 교과를 편성하고 학부 학생들의 연구비로 매년 29억여원을 지원해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과 기술개발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 높은 취업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시흥/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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