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얀정글>
현직 의사가 의료민영화 꼬집은 ‘하얀정글’
시립의료원 조례 8년째 발묶인 성남서 상영
시립의료원 조례 8년째 발묶인 성남서 상영
전국 첫 주민발의로 제정된 시립의료원 설립 조례가 경제논리에 발목 잡혀 8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에서, 자본에 종속된 의료계의 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한 다큐멘터리 영화 <하얀정글>이 상영된다.
현직 의사 송윤희(32)씨가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의료를 시장에만 맡기면 병원이 아닌 정글이 되고, 의료만큼은 공공부문이 책임져야 한다’는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취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성남의료생활협동조합 등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하얀정글 시민상영회 준비위원회’는 31일 오후 7시부터 성남시민회관 소극장에서 <하얀정글>을 상영한다고 29일 밝혔다. 오는 10월 극장 개봉을 앞둔 <하얀정글>은 자본의 논리에 뒤엉킨 ‘막장 의료’의 현주소와, 그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이 표정을 생생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돈에 눈이 멀면 시민들의 건강은 나빠질 수밖에 없고, 병원이 민영화되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등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의료시장을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이 영화는 미국 의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해 파란을 일으킨 마이클 무어 감독의 2008년 작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를 연상시킨다.
시민상영회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리한의원 박재만 원장은 “주민에 의한 공공의료서비스가 가능해졌는데도 수익성 논쟁을 벌이고 있는 성남에서 이번 영화 상영은 매우 큰 의미를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시립의료원이 들어설 자리에서 의료민영화 문제와 공공의료 서비스의 필요성을 모두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는 이 영화를 만든 송 감독과 시민들이 기존 의료시스템의 문제점과 공공부문의 의료서비스 확대 방안 등을 놓고 대화의 시간도 마련된다. (031)742-9753.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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