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구제역 매몰지 시민조사단이 31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진천·괴산 등 매몰지 17곳의 관리 실태를 발표하고 있다
시민조사단 17곳 실태 점검
진천 계산리 등 이전 시급
“전문기관 지속 관리 필요”
진천 계산리 등 이전 시급
“전문기관 지속 관리 필요”
충북지역 구제역 매몰지에서 침출수 누출 의혹이 끊이지 않는 등 매몰지 관리가 여전히 불안하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충북지역 시민·환경단체 6곳으로 이뤄진 ‘충북지역 구제역 매몰지 시민조사단’은 31일 오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진천·괴산군 등 충북지역 매몰지 17곳의 관리 실태를 조사했더니, 침출수 누출 등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침출수가 흘러 나오는 4곳은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전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조사단은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 매몰지 2곳은 눈으로 침출수 누출이 확연히 드러나고, 침출수 유출 지표 가운데 하나인 암모니아성 질소(먹는물 기준치 0.5㎎/ℓ) 농도도 2월 0.05~0.23㎎/ℓ에서 5월 1.33~4.56㎎/ℓ, 7월 0.83~3.44㎎/ℓ로 치솟는 등 문제가 많아 바로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진천군 문백면 옥성리 매몰지와 괴산군 청안면 금신리 매몰지도 침출수가 누출되는 등 문제가 심각해 다른 곳으로 옮겨 새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조사단은 진천군 덕산면 산수리 매몰지, 괴산군 사리면 화산리 매몰지 등 침출수 누출이 의심되는 곳은 정밀 조사를 벌이고,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와 괴산군 문광면 신기리 매몰지 등 이전 매몰지 주변은 오염토를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충북도 공무원과 교수 등 전문가로 이뤄진 ‘충북도 구제역 매몰지 민관합동점검위원회’도 이날 충북도청에서 회의를 열어 시민조사단의 조사 내용과 의견을 대부분 수용했다. 충북도 매몰지 사후관리팀 김권식씨는 “합동위원회 회의에서 조사단이 이전 설치를 주장한 진천군 문백지역 매몰지 2곳을 옮기고, 진천 옥성리와 괴산 금신리 매몰지는 ‘정비 보강 뒤 월별 모니터’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른 곳도 정밀 조사를 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충북도와 시·군은 지난 2월 말까지 구제역 매몰지 229곳을 조성했지만, 환경단체와 주민 등이 침출수 누출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도와 시·군은 지난 3월과 4월 1곳씩 매몰지를 이전한 데 이어 6월 5곳, 7월 2곳, 8월 3곳 등 지금까지 매몰지 12곳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염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환경단체 등이 문제제기를 하면 슬금슬금 매몰지를 이전하는 자치단체들은 여전히 침출수 누출에 대해서는 시치미를 떼고 있다”며 “충북지역 모든 매몰지를 정밀조사한 뒤 전문기관에 맡겨 매몰지 관리 종합 개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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