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기(44) 한국마을연구소 책임연구원
전북 고창 두어리 ‘마을지’ 펴낸 주용기 연구원
현지조사 거쳐 168쪽 분량 발간
습지보호지 주민 참여유도 결실
새만금사업 중단 운동에도 적극
현지조사 거쳐 168쪽 분량 발간
습지보호지 주민 참여유도 결실
새만금사업 중단 운동에도 적극
“마을에 계시는 어른 한 분, 한 분은 살아 있는 박물관입니다. 그분들이 살면서 체득한 경험과 애환은 그 사람만이 가진 것입니다. 하나 하나가 소중한 자산이므로 그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기록하는 작업은 보물을 잃지 않는 일입니다.”
갯벌 복원지 주변 농어촌마을인 전북 고창군 심원면 두어리의 마을지를 발간한 주용기(44·사진) 한국마을연구소 책임연구원은 19일 마을지를 만드는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강조했다. 그와 한국마을연구소 연구원들은 고창군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간 이 마을 조사를 벌여 168쪽짜리 마을지를 최근 펴냈다.
두어리를 비롯한 이 지역 갯벌 10.4㎢는 2007년 12월 당시 건설교통부가 습지보호 지역으로 지정했다. 2010년 2월엔 그 주변 갯벌까지 40.6㎢가 국제적인 습지 보호에 관한 람사르협약에 따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고창군은 두어리 바닷가를 따라 만들어졌던 양식장을 매입해 갯벌복원 사업을 펴고 있다.
“갯벌복원 사업이 갯벌을 끼고 살아가는 마을 주민의 참여와 관심 없이는 성과를 얻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혜택이 주민들에게도 돌아갈 때 진정으로 지속 가능하고 현명한 이용이 이루어집니다.” 그가 마을지를 만든 또다른 이유다.
실제로 이번 마을지 발간은 주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공동체생활 응집력도 더욱 강화시켰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마을 들머리에 코스모스를 심어 가꿨다. 또 태양광 발전설비로 에너지 자립 마을로 가꾸고, 시멘트 담장도 흙담으로 교체하자고 최근 결의했다.
그는 예산 부족으로 마을지를 150부밖에 발행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지만, 마을 기초작업으로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농촌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민생활사박물관으로 활용하면 앞으로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종합개발사업을 하면서 건물 짓기 같은 하드웨어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민 생활과 지역성을 먼저 조사해야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를 갖춰 내용을 채울 수 있습니다.”
전북대 새만금연구회 전임연구원이기도 한 그는 ‘새만금 간척사업 즉각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의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아 새만금지키기 운동을 펴왔다. 이 단체는 최근 ‘새만금 생명평화 전북연대’로 이름을 바꿨다. 그동안의 투쟁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 제시를 위해 노력하자는 뜻이다. 그는 부안 곰소만과 금강 하구 등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갯벌 보존사례를 조사하는 등 새만금 주변 주민들의 생계와 피해 등도 살피고 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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