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이 지난 16일 오후 부제에 걸린 전용차 카니발을 주차장에 세워두고, 사실상 2호차인 오피러스에 오르고 있다.
금요일마다 ‘의전용’ 이용 “특권의식에 도덕적 해이”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승용차 5부제를 피해 대형 관용차량 2대를 번갈아 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7월 전임 시장의 오피러스 승용차를 매각하고 배기량 2199㏄짜리 카니발 리무진(위 사진)을 사들여 강운태 시장의 전용차로 쓰고 있다. 이 차는 실무형이라는 인상을 시민한테 주고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강 시장의 뜻에 따라 취임 직후 시가 예산 3849만원을 들여 새로 사들였다.
하지만 강 시장은 이 차가 승용차 5부제에 걸리는 금요일마다 배기량이 오히려 큰 오피러스 승용차를 탄다. 이 차는 시가 2007년 3월 3691만원을 들여 구입한 2656㏄짜리 의전용이지만, 시장이 주마다 이용하기 때문에 부시장들조차 쓰지 않고 있다. 사실상 시장의 전용 2호차인 셈이다. 시는 19일 이 오피러스의 운행 기록을 요구하자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렇게 차량 두 대로 부제를 피하는 강 시장의 행태를 두고 ‘도덕적 해이’, ‘오만한 태도’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향재 광주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틈만 나면 녹색도시를 외치는 시장이 에너지 절약도, 환경오염 방지도 실천하지 않아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김광훈 광주에코바이크(준) 사무국장은 “보통 사람은 5부제를 지키지 않으면 시청 주차장에 들어갈 수조차 없다”며 “시장이 부제를 피해 차량 두 대를 번갈아 탄 것은 특권의식과 권위주의에 물들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전주연 광주시의회 의원(민주노동당)은 “공무가 많은 의장도 부제 때는 개인적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며 “5부제 준수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의 눈을 피하려고 전용차와 의전차를 번갈아 탔다고 하니 딱하고 답답하다”고 개탄했다.
앞서 광주시는 7월 운전기사가 딸린 관용차량을 강 시장 부인한테 다섯달 이상 배차하고, 이를 숨기려고 차량 운행일지를 멋대로 꾸몄다가 곤욕을 치렀다. 시는 말썽이 일자 관용차량 관리규칙을 서둘러 개정해, 배차 대상에서 시장 관사를 제외하고 관용차량을 사적 용도로 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글·사진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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