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구 마을’로 이름난 충북 청주시 수동 수암골에서 드라마 <영광의 재인>이 다시 제작되고 있지만, 주민들이 마을 곳곳에 펼침막을 내걸고 드라마 제작에 반대하고 있다.
관광객 몰려 사생활·소음 피해
한국방송 새 드라마 제작 ‘제동’
화장실 설치·발전기금 등 요구
한국방송 새 드라마 제작 ‘제동’
화장실 설치·발전기금 등 요구
‘김탁구 마을’로 뜬 충북 청주 수암골이 시끄럽다. 2009년 <카인과 아벨>(에스비에스), 지난해 국민 드라마라는 환호를 받은 <제빵왕 김탁구>(한국방송)가 이곳에서 촬영된 데 이어 다음달 중순께 방영될 <한국방송> 수목 드라마 <영광의 재인>이 수암골을 배경으로 제작되고 있다.
그러나 수암골 주민들은 지난 17일부터 드라마 제작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마을 곳곳에 ‘드라마 촬영 문제점을 호소합니다’라는 펼침막(사진)을 걸었으며, 드라마 세트장 건립에 쓰일 중장비와 대형 화물차 등의 출입을 막고 있다. 주민들은 △화장실 설치 △방범용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마을 발전기금 조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윤여정(53·수동 15통장) 수암골 마을 대표는 19일 “드라마 제작과 방영 이후 주민들은 전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사생활은 사라졌고, 쓰레기·소음 등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며 “시와 제작사가 주민 불편과 관광객 안전·편의는 외면한 채 드라마 제작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부득이 제작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2억원)와 충북도(1억원) 등은 홍보비 3억원을 들여 드라마 제작 지원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우용곤 청주시 관광계장은 “주민들의 타당한 요구는 수용하도록 제작사·방송사 등과 타협해 차질 없이 드라마가 제작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진(53) 수암골지역사회협의회 대표는 “시와 방송사 등과 주민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마찰이 일고 있다”며 “드라마 제작 뒤 주인공 캐릭터 판매 등을 통한 수익금 가운데 일부는 마을로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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