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시민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발가락 벤치.
2011년 서울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시민공모전
단조로운 도시에 재치를 그려넣는 공공시설물들
단조로운 도시에 재치를 그려넣는 공공시설물들
“도심을 걷다가 발이 아프면 ‘발가락 벤치’에서 쉬었다 가세요.”
원광대에서 공간환경·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이수정씨는 관광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바닥 모양의 낙서 흔적에 주목했다. 그는 발자국을 연상시키는 친근한 모양의 벤치가 있으면,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함께 앉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씨는 ‘발가락 벤치’의 발바닥 부분을 옛날 동네 어귀 고목밑의 평상처럼 여러 명이 자유롭게 올라가 눕고 앉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발바닥의 가운데 들어간 홈에는 나무를 심어 그늘막을 형성하여 시민들이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다섯 발가락들은 크기를 각각 달리하여 어른부터 아이까지 앉을 수 있게 디자인했다. 또한 네 번째 발가락과 다섯 번째 발가락은 발가락 중 가장 작은 부분으로 아이들이 사용하면서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스프링을 달았다. 또한 스프링이 아래 위로 움직일 때 발가락이 꼼지락거리는 모습을 형상화시켰다.
이씨가 디자인한 발가락 벤치는 29일 발표한 ‘2011년 서울시 공공시설물 디자인 시민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공모전은 ‘재미있는 디자인’(Fun Design)을 주제로 단조로운 도시의 일상 속에서 재치가 넘치는 디자인을 도입해 도시 생활에 여유를 주기 위해 2007년부터 서울시가 실시하고 있다.
발가락 벤치 등 이번에 뽑힌 작품은 11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서미트’에서 전시되며, 전시 후에는 작품 특성에 맞는 장소를 선정·설치할 계획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씨는 발가락 벤치가 서울 숲 등에 설치되면 이곳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와 추억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모전에 접수된 총 755점 작품 가운데, 32개국의 외국인이 115점의 작품을 내는 등 외국인 참여도 늘고 있다. 그리스의 매노리스 아나스타사키스(Manolis Anastasakis)가 디자인한 ‘은행나뭇잎 벤치’는 벤치의자 디자인 부문 금상을 받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그리스의 매노리스 아나스타사키스(Manolis Anastasakis)가 디자인한 ‘은행나뭇잎 벤치’는 벤치의자 디자인 부문 금상을 받았다.
공모전에 접수된 총 755점 작품 가운데, 32개국의 외국인이 115점의 작품을 내는 등 외국인 참여도 늘고 있다. 그리스의 매노리스 아나스타사키스(Manolis Anastasakis)가 디자인한 ‘은행나뭇잎 벤치’는 벤치의자 디자인 부문 금상을 받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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