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공정률 80%…정치적 이유로 멈출순 없어”
5일 밤부터 내년 6월까지 차량통행 ‘S자 우회’
5일 밤부터 내년 6월까지 차량통행 ‘S자 우회’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른 양화대교 교각 확장 공사와 관련해 4일 서울시가 공사를 재개해 내년 6월까지 공사를 마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완공 마무리’를 주장하는 반면,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는 ‘현 상태에서 마무리’하자는 의견으로 두 후보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공사는 한강을 경인아라뱃길(서해~김포)과 연결해 6000t급 유람선이 양화대교 아래로 지나다닐 수 있도록 교각 폭을 42m에서 112m로 넓히는 사업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펼친 한강르네상스 사업 가운데 대표적 사업의 하나이다.
서울시는 양화대교의 아치공사를 위해 5일 저녁 8시부터 가교를 이용해 차량 통행을 에스(S)자로 우회시킨다고 밝혔다. 우회 통행은 내년 6월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다.
이에 따라 마포구 합정동에서 영등포 방향으로 주행하는 차량은 임시로 설치된 가교를 이용해야 하며, 영등포에서 마포 방향으로 운행하는 차량은 지난 5월 신설된 아치 교량으로 통행해야 한다. 운행 구간이 직선에서 곡선으로 바뀜에 따라 속도 제한도 기존 시속 60㎞에서 30㎞로 강화된다.
박운기 서울시의회 한강르네상스 사업특혜 및 비리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장은 “서울시가 논란 중인 공사를 시장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강행하는 것은 앞으로 누가 시장이 되든 이 공사를 중단시킬 수 없도록 하려는 노림수”라고 지적했다.
야권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도 공사 재개에 비판적이다. 박 후보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 공사는 앞으로도 100억원 정도는 더 들어가야 한다”며 “100억원을 앞으로 추가로 지출하지 않고도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에 견줘 나경원 후보는 같은 방송에 나와 “양화대교 상류 쪽이 완성됐는데 하류 쪽을 그대로 두면 불안정한 상태가 되므로 지금까지 하던 공사를 상류 쪽에 한 것처럼 마무리하면 된다”고 맞섰다.
서울시는 “진행 중인 공사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공정률이 80%가량 되고 투입된 예산만 320억원이 넘는데, 정치적 이유로 공사를 멈출 수는 없다”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 시장이 공사 여부를 최종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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