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택(사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3선 않겠다던’ 현 회장 합의 추대 움직임
출마예정자들 “연임 모양새 갖추나” 반발
출마예정자들 “연임 모양새 갖추나” 반발
신정택(사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재선 도전 때 3선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상의 의원들이 다른 의원들을 상대로 골프모임을 통해 신 회장 3선 추대운동을 벌여 다른 출마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10일 익명을 요청한 여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신 회장을 지지하는 일부 임원진과 상임의원 등이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부산 근교의 골프장에 선거권이 있는 의원들을 초청해 2~4개조로 나눠 8~16명씩 골프를 쳤다.
신 회장 지지 임원진과 상임의원들은 골프를 친 뒤 뒤풀이 모임에서 “신 회장이 상의 회장을 한 번 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참석 의원들에게 ‘신 회장의 3선 연임 합의추대에 동의한다’는 자필서명이나 구두약속을 받았다. 또 “합의추대에 동의한 사실을 공표해도 되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런 방법으로 신 회장 지지 임원과 상임의원들은 부산상의 전체 의원(115명)의 절반이 넘는 60명으로부터 추대 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곧 부산롯데호텔에서 21대 회장 추대식을 열 계획이다.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ㄱ 의원은 “초청을 받아 나간데다 모임을 주도하는 몇몇 의원들이 추대 쪽으로 여론을 주도해 다른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차기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출마 의사를 밝힌 한 인사는 “신 회장이 부산시민을 상대로 세 번 연임을 안 한다고 약속해 놓고 마치 의원들이 등을 떠밀어 나서는 것처럼 모양새를 갖추려 하는 것은 상공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두 번째 출마에 앞서 2009년 1월 당시 조성제 비엔그룹 회장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히자 허남식 부산시장과 조 회장, 지역언론사 사장 2명, 전 상의 회장 등 7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3연임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상공회의소법은 상의 회장은 1차에 한해서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2007년 1월 법 시행 뒤 최초로 선출되는 회장부터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6년 3월 19대 회장으로 취임해 2009년 재선에 성공한 신 회장은 3선 연임을 할 수 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조기 선거 과열을 막기 위해 출마에 대한 공식 태도 표명을 늦추겠다”고 밝혀 왔다. 신 회장은 <한겨레>가 합의추대 운동과 관련한 해명을 듣기 위해 거듭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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