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차단용 기둥 모두 1만2827개
서울보다 ‘촘촘’ 보행자도 불편
5448개는 규정미달
서울보다 ‘촘촘’ 보행자도 불편
5448개는 규정미달
수도권의 대표적 새도시인 경기 성남시 분당과 판교에 ‘볼라드’가 무분별하게 설치돼 보행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볼라드는 보행자용 도로나 잔디 등에 자동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인데, 철제 기둥이나 콘크리트로 돼 있다.(사진)
성남환경운동연합(대표 주혜)이 서울시 25개 자치구와 경기도 수원·성남·용인·고양시 등의 볼라드 설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도시 가운데 유독 성남시에 볼라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행정정보 공개와 현장조사를 마친 결과를 보면, 성남시에 설치된 볼라드 수량은 지난 9월 말 현재 1만2827개로, 분당구 8528개, 수정구 2308개, 중원구 1991개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남시는 1㎢당 볼라드 밀도가 91개로 조사됐는데, 이는 서울시(3만7127개, 605.25㎢)보다 30개나 많은 수치다. 특히 분당구의 경우 ㎢당 122개의 볼라드가 설치돼 서울시에 비해 배 이상 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정구역상 분당구인 판교 새도시에만 횡단보도와 보행섬 등에 3081개의 볼라드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서울시 20개 자치구와 수원시 4개 행정구의 단순 수량 비교에서도 서울 20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송파구(3731개)에 비해 분당구의 볼라드 수량이 2.3배 많았다.
환경운동연합은 “성남시내 볼라드 가운데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른 규격이나 재질에 적합하지 않은 볼라드 수량이 전체의 42.47%(5448개)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남시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 등을 위해 불필요한 볼라드 철거 등 보행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수원시는 지난 4월 깨끗한 도시 이미지 향상과 보행자를 배려하는 도시공간을 만들기 위해 교차로와 횡단보도 주변 볼라드를 최소화하는 ‘횡단보도 설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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