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보육정책포럼 실태조사
‘2교대제·아동수 현실화’ 제안
‘2교대제·아동수 현실화’ 제안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즐거울 수 있답니다.”
광주 광산구에서 4년째 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진희(37)씨는 19일 동료들의 노동조건을 담담히 들려줬다. 김씨는 10년 전 한 민간시설에서 하루 11시간 일하고 70여만원을 받았다. 워낙 힘들어 결혼하면서 그만뒀다 다시 일하고 있다. 김씨는 “임금과 처우는 10년 전과 엇비슷하다”며 “연가·휴가가 일절 없으니 두 아이가 아플 때 가장 난감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파도 억지로 출근했을 경우 누구라도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2교대 근무제 도입을 바랐다.
광주보육정책포럼(공동대표 강은미 황정아 김은정)은 최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광주의 보육교사 384명한테 물은 결과, 한달 평균 급여는 101만5660원, 주당 평균 근무는 47.8시간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부분이 주당 40시간을 초과해 일상적으로 시간외 근무를 했지만 10명 중 9명은 연장수당을 받지 못했다. 절반 이상(56%)은 연가와 휴가를 쓴 적이 없었다.
보육교사들은 처우개선책으로 고용·임금의 안정성 확보(32.0%), 교사 대 아동비율의 현실화(29.7%), 8시간 노동 실현(14.1%), 휴게공간 설치(11.5%) 등을 바랐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광주보육정책포럼은 △공립과 민간 시설의 임금격차 해소 △교사 한 명이 3~19명씩 맡아야 하는 아동수의 축소 △대체교사 확대 △2교대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강은미 광주시의원은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교사와 아이의 행복을 찾기 위해 기초조사를 벌였다”며 “민간 보육교사의 임금 수준을 초임 130만원인 공립 시설에 맞추는 것이 첫 과제”라고 말했다.
광주지역에는 보육시설 1200여곳에서 보육교사 6500여명이 0~5살 영·유아 4만6000여명을 보살피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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