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경찰서 직원들이 20일 시집 <시와 함께하는 음성 경찰>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충북 음성경찰서 제공
사람과 풍경 ‘경찰의 날’ 기념시집 낸 충북 음성경찰서
240쪽 시집 ‘시와 함께하는…’
서장 이하 전 구성원 제작참여
240쪽 시집 ‘시와 함께하는…’
서장 이하 전 구성원 제작참여
충북 음성경찰서 직원들이 경찰의 날(10월21일)을 맞아 시집 <시와 함께하는 음성 경찰>을 냈다.
시집에는 김학관(44) 경찰서장을 포함해 직원 176명이 모두 참여했다. 70명은 자작시를 실었으며, 106명은 애송시를 풀어놨다. 시집에는 시를 쓰고, 택한 배경까지 곁들여져 있어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음성경찰서는 지난 7월26일 이용희 경감 등 직원 8명으로 시집발간위원회를 꾸렸다.
자작시에는 경찰의 감성이 함빡 배어 있다. 이용희 경무과장은 가족과 음성경찰서 직원 모두 풍요로운 나날이 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샘물 같은 지혜가 온몸을 덮고 따스한 사랑 대지를 적셔 희망을 틔우네’로 마무리하는 ‘풍년길’을 선보였다. 정건용 생활안전과장은 ‘저 사슴은 우리에 갇혀 먼 하늘만 바라본 채 눈물을 짓네…’라는 시를 통해 고향집 사슴의 마음을 달랬다. 채수봉 경무계 경사는 “저마다 가슴에 품고 있던 시심을 활자로, 책으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김학관 서장은 ‘눈 덮인 들판 길을 걸을 때,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로 시작하는 서산대사의 ‘눈길 속에서’(답설)를 실었다. 어려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는 선인의 지혜를 닮고 싶어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권오명 생활안전계장은 정체성을 일깨우게 한다며 권태응 시인의 ‘감자꽃’을 택했고, 김경태 대소파출소장은 처음 암송한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를 실었다. 도종환 시인의 ‘가을비’는 고독한 감동을 나누고 싶어하는 이재봉 경무계장이 추천했다.
음성경찰서는 시집 300권을 발간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민원실 등에도 비치해 일반인들도 볼수 있게 했다.
김 서장은 “먼 훗날 시집을 보면 이동이 잦은 동료들이 2011년 경찰의 날에 누구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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