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문화예술제전의 하나로 지난해 10월 청주 서원대에서 열린 단재역사퀴즈 대회에서 한 학생이 단재의 호를 한자로 쓴 답을 들고 있다.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회 제공
신채호 선생 유해 모신 충북
‘치열한 삶 조명’ 인문학 강좌
‘치열한 삶 조명’ 인문학 강좌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처럼 치열하게 살다간 우리 역사 속 인물이 얼마나 될까? 단재는 붓을 칼처럼 쓴 언론인, 시대를 꿰뚫은 역사학자,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가, 애국 계몽에 앞장선 교육자, 감성과 자존을 일깨운 문학인, 힘으로 압제에 맞서려 한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살다 스러졌다.
단재가 충북에서 부활한다. 충북 곳곳에는 단재의 얼이 서려 있다. 대전 대덕에서 난 단재는 7살 때 충북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로 이사해 와 자랐으며,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숨진 뒤 우여곡절 끝에 송환된 유해도 이곳에 모셔져 있다.
해마다 단재의 시대정신을 기려온 단재문화예술제전추진위원회는 인문학을 통해 단재를 재조명한다. ‘단재와 오늘, 시대를 이야기하다’라는 제목의 인문학 강좌 이어가기가 눈길을 끈다. 인문학 강좌는 11월8~29일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서원대 미래창조관에서 열린다. 1강은 <태백산맥> <아리랑> 등의 문제작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단재문학상(1991년)을 받은 소설가 조정래(68)씨가 ‘민족과 문학 그리고 단재’를 주제로 단재와 문학을 이야기한다.
2강은 문재인(58)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단재의 운명, 우리들의 운명’을 논한다. 배우 박철민(44)씨는 3강 ‘명품 조연 박철민이 사는 오늘’을 이야기한다. 영화 <목포는 항구다> <화려한 휴가>, 방송 드라마 <무사 백동수> 등에서 감초 같은 연기를 선보인 박씨는 80년대 말 서슬퍼런 ‘독재 대머리’에 견줘 ‘민주 대머리’라는 별명으로 집회 현장을 달구던 명사회자로 인기를 끌었다. 마무리로는 단재의 길을 걷고 있는 역사학자 이이화(74)씨가 나서 ‘단재와 역사 이야기’를 풀어낸다.
추진위원회는 다음달 12일 청주대에서 단재 청소년글짓기 대회를 열고, 12월8일 단재 탄생 131돌 기념일에는 충북도청에서 기념식을 연 뒤 단재 묘소가 있는 청원군 낭성면 귀래리에서 마을 잔치도 연다. 12월17~23일에는 중국 뤼순, 베이징 등으로 단재 유적 답사를 진행할 참이다.
원종문 단재예술제 집행위원장은 21일 “인문학을 통해 시대의 고민을 공유하고, 단재의 시대정신을 되새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