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내정자 사퇴 4개월째 표류
지역 예총·민예총 각자 추천·갈등
도 “공석상태로 비상체제도 가능”
지역 예총·민예총 각자 추천·갈등
도 “공석상태로 비상체제도 가능”
충북도가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려고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재단법인 충북문화재단이 대표이사 선임 암초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6월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한 강태재씨가 학력 논란 끝에 사임한 뒤 4개월째 대표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단 설립 등기도 늦어져 당시 선임된 이사 20명도 손을 놓고 있다.
도는 지역 문화·예술계 두 축인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충북지부(충북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충북민예총) 쪽에 대표 합의·추대를 주문했지만 갈등만 커지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충북예총은 행정 경험과 중립적인 나기정 전 청주시장을 밀었지만, 충북민예총은 전문적이고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도종환 시인 쪽에 무게를 두고 입씨름을 벌여왔다. 나 전 시장은 지난 13일 대표 거부 뜻을 밝혔다.
도는 11월 중순께 비상 체제로 재단을 출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 심의 등 현안이 많아 일단 도청 국장을 임시 대표로 재단을 설립하겠다는 취지다.
문상욱 충북예총 회장은 “도가 지역 갈등해소와 행정 능력, 문화·예술적 지혜 등을 두루 지닌 분을 찾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며 “당장 적임자가 없으면 비상체제도 한 방법”이라고 도의 태도를 거들었다.
이에 대해 이홍원 충북민예총 회장은 “후보 두명 가운데 한명이 고사하면 남은 한명에게 추대를 권하는 게 순리인데 도가 이를 외면해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도가 비상체제 운운하며 공무원 위주로 재단을 출범하면 민예총 소속 이사들은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