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는 동결키로
충남 천안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내년도 시의원의 연간 의정비를 260여만원 올리기로 결정하자 시민단체들이 주민들의 뜻을 거스른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도의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끝에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했다.
천안시 의정비심의위는 31일 열린 3차회의에서 내년도 시의원 의정비를 현행 3865만원에서 269만원(7%) 올린 4134만원으로 결정한 뒤 시의회에 통보했다. 법령에 따라 연간 1320만원으로 고정된 의정활동비를 뺀 월정수당만을 기준으로 하면 10% 넘게 인상한 셈이다. 의정비심의위가 최근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의정비 인상에 찬성하는 의견은 119명(23.8%)에 그친 데 견줘 동결(272명·54.5%)과 인하(109명·21.7%)를 바라는 시민이 훨씬 많았다. 또 지난 28일 천안시청에서 열린 공청회에서는 참석한 시민들 가운데 찬반 의견을 각각 1명씩한테만 들어 요식행위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병인 천안아산경실련 사무국장은 “천안시가 최근 3년간 부채로 인해 지급한 이자만 해도 250억원이 넘는다”며 “행정 실패에 대한 책임을 주민에게만 전가하고 의회는 공동책임조차 지지 않으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국장은 “시의회는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인데 여론조사로 나타난 민의를 거스르고 의정비 인상을 결정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산시의회는 최근 의정비심의위로부터 3.5% 인상안을 통보받았지만 주민 여론조사에서 동결·인하 의견이 많았던 점 등을 의식해 의정비를 동결하기로 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충북도의회는 의정비 심의위원회가 내년 의정비를 2.4% 인상한 5088만원으로 책정했으나 여론이 들끓자 서민과 고통을 나누기 위해 인상을 위한 조례 개정을 착수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전진식 오윤주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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