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노인복지재단, 운영비 8억원 깎이자 항의 농성
도시공사쪽 분담금 불발이 화근…시의원 “안타깝다”
도시공사쪽 분담금 불발이 화근…시의원 “안타깝다”
내년 예산 삭감에 반발한 일부 시민들이 광주시의회에서 농성을 벌이면서 예결위 진행이 세시간 남짓 중단됐다.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5일 오전 10시 이병록 광주시 행정부시장의 예산안 설명을 들은 뒤 심사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회의는 빛고을노인복지재단 자치위원 20여명이 심사장으로 몰려가 농성을 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재단 자치위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노인회원 5만명이 이용하는 빛고을노인복지재단 운영비 60억원 중 8억원을 삭감한 것은 ‘권력 남용이자 패륜 행위’”라며 원상 회복을 촉구했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농성으로 예결위 심사는 오전에 열리지 못하고 오후 2시까지 세시간 남짓 중단됐다.
문제가 된 예산은 원래 도시공사가 분담하기로 약속했으나 내놓지 않은 액수를 세금으로 충당한 부분이다. 도시공사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개장하면서 인근에 빛고을골프장을 설치하는 대가로 한해 20억원씩 운영비를 내기로 했으나 수익이 낮다며 4억~5억원만 내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광주시의회는 ‘운영비 분담 협약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사과’와 ‘인원 감축과 경비 절감 등 자구책 마련’이 없으면 무턱대고 운영비를 전액 예산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삭감론을 폈다.
한 의원은 “협약을 지키라고 도시공사를 압박했는데 노인재단 쪽이 ‘밥값이 올라가고 차량이 줄어든다’며 불안감을 조성했다”며 “조건이 해결되면 추경에 세워주기로 했는데 막무가내로 농성을 벌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는 지난달 28일부터 5일 동안 상임위 예산 심의를 벌여 내년 예산 3조2864억원 중 0.7%인 240억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사업비에는 △남구 다목적 체육관 건립비 67억5000만원 중 47억5000만원 △남구청사 고효율 냉난방기 보급비 22억5000만원 전액 △남구청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설치비 7억5000만원 전액 등 강운태 광주시장이 정책적으로 결정한 예산이 다수 포함됐다.
이런 미묘한 긴장 속에서 광주시의회는 5~7일 예결위 심의를 펼치고, 9일 본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진선기 예결위원장은 “예산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정치적 편성이 없었나 살펴보겠다”며 “설명을 경청하겠지만 상임위에서 깎은 예산이 이유 없이 부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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