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광주 지적장애인 생활공동체 ‘엠마우스’
30돌 후미진 그늘 나와 어엿한 사회 일원 됐죠

등록 2011-12-07 21:05

엠마우스 그룹홈은 1981년 10월 광주시 남구 월산동에 처음으로 개설된 뒤 30년 동안 모두 6곳으로 늘어나 지적장애인 300여명의 사회적응을 도왔다. 80년대 초반의 그룹홈.  무지개공동회 제공
엠마우스 그룹홈은 1981년 10월 광주시 남구 월산동에 처음으로 개설된 뒤 30년 동안 모두 6곳으로 늘어나 지적장애인 300여명의 사회적응을 도왔다. 80년대 초반의 그룹홈. 무지개공동회 제공
서너명씩 가족처럼 생활하며 적응능력 길러
이제껏 300여명 거쳐가…8일 기념 행사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적응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엠마우스 그룹홈이 문을 연 지 30돌을 맞아 자축마당을 펼친다.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대표 천노엘 신부)는 8일 저녁 6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광주시 북구 운암동 그랑시아웨딩홀 3층 연회장에서 ‘마음을 열어라’(오픈 마인드)라는 주제로 엠마우스 그룹홈의 개원 30돌을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이 행사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 옥현진 주교를 비롯해 엠마우스 그룹홈의 거주인·친권자·후원자·봉사자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뒤풀이로 열리는 그룹홈 대항 장기자랑엔 드럼연주, 차력시범, 캉캉댄스, 연극공연 등 신나는 볼거리들이 무대에 오른다.

엠마우스 그룹홈은 1981년 10월 천 신부가 광주 월산동 한 주택에서 지적장애인과 같이 살면서 시작됐다. 천 신부는 당시 성당에 다니던 10대 지적장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목도하고 그들의 인권을 지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선진국의 사례들을 검토한 끝에 대형 시설의 대안으로 지적장애인 서너명이 가족처럼 생활하면서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공동생활가정을 시도했다.

후미진 공간에 격리됐던 지적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어엿한 일원으로 생활한다는 점에서 그룹홈은 거주자와 친권자한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런 호응으로 그룹홈은 월산·운암·월곡·우산동 등지 아파트 6곳으로 차츰 불어났다. 현재는 10~50대 지적장애인 25명이 생활하고 있다. 거주자의 직업은 중·고교 학생부터 공단 노동자까지 다양하다. 거주자는 대개 한두해 사회재활교사와 함께 생활하면서 가게도 가고 버스도 타는 등 지역사회에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적응능력을 기른다. 이어 원래의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조력자 없이도 생활하는 자치그룹홈을 이루기도 한다. 이렇게 그룹홈을 거쳐간 장애인은 300여명에 이른다.

천 신부는 “대형 시설은 보호라는 명목으로 장애인을 사회에서 격리하기 일쑤였다”며 “상당수 국가가 대형 시설 설립을 금지하고 장애인들이 원래 가정이나 그룹홈에서 생활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을 법제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지개공동회는 그룹홈이 정착되면서 탈시설 바람이 일자 지적장애인들이 사적 영역을 보장받으며 이웃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공간들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