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공씨 친구 “체포되기 전날 전화해 억울함 호소”
“위에서 들어가라고 한다”며 대책모의 가능성
“위에서 들어가라고 한다”며 대책모의 가능성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한 혐의로 구속된 공아무개(27)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비서가 경찰에 체포되기 전날 “가까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윗사람의 지시로, 하지도 않은 디도스 공격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됐다’고 호소했다”는 주변 인물의 진술이 나왔다.
공씨의 고향인 경남 진주에 사는 이아무개(36)씨는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유아무개(27·경남 진주시)씨 등 공씨의 친구들한테서 지난 3일 이렇게 들었다며, “공씨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을 지시했다는 경찰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씨는 경찰에 체포된 지 일주일째인 7일까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말을 들어보면, 공씨는 경찰에 체포되기 전날인 지난달 31일 친구 유씨 등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것이 아닌데 위에서 들어가라고 한다.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윗사람의 지시로 대신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유씨는 공씨에게 “만약 네 말처럼 그렇지 않다면 들어가지 마라”고 조언했으나 공씨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이씨는 전했다. 유씨는 “당시 ‘위’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나는 공씨가 모시던 최구식 의원인 것으로 짐작했다”고 이씨에게 말했다.
또 유씨는 “전화 통화하기 며칠 전 공씨가 최 의원을 수행해서 진주에 왔다가 친구 5~6명과 술을 마셨는데, 그때도 ‘내가 한 일이 아닌데 책임을 지게 됐다’고 억울해했다. 친구들 모두 ‘네가 하지 않은 일을 왜 책임지려 하느냐’며 화를 내면서까지 말렸다”고 말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유씨는 “당시에는 아무도 디도스 공격이 무엇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그렇게 심각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유씨 등 공씨의 친구들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씨는 <한겨레>에 “유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씨가 최소한 체포되기 며칠 전부터 경찰이 조사하고 있음을 알았다는 것인데, 최구식 의원이 이를 모르고 있었을 턱은 없지 않느냐”며 “정확히 ‘위’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최 의원보다 더 윗선의 지시에 의해 충분히 대책을 세운 뒤 경찰에 잡혀갔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씨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날인 지난 10월25일 인터넷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고향 후배 강아무개(25)씨에게 지시해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 1일 체포돼 구속된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진주/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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