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경실련이 구미숲으로 조성하자며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구미시 고아읍 낙동강 둔치. 현재 자그마한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고 있으며, 왼쪽으로 야구장과 축구장 등이 들어선 체육공원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실련 “철새공원과 함께 조성하면 명소될 것”
구미시장 ‘골프장·수상비행장안’에 대안 제시
구미시장 ‘골프장·수상비행장안’에 대안 제시
“경북 구미를 가로질러 흐르는 낙동강 둔치에 전국 최대 규모의 숲을 만듭시다.”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7일 구미시 고아읍 낙동강 둔치 100만여㎡에 가칭 ‘구미숲’을 만들자며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자리는 남유진 구미시장이 골프장과 수상비행장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혀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 왔던 곳이다.
구미숲 예정지로 꼽고 있는 지역은 구미체육공원 옆에 자리잡은 둔치로, 길이 2㎞에 너비가 100~200m에 이르며, 면적은 100만㎡를 웃돈다. 이곳에 나무를 심어 숲이 우거지면 남이섬이나 국내 최고이면서 최대의 평지숲을 자랑하는 경남 함양의 상림숲(천연기념물 154호)보다 면적이 훨씬 넓어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구미경실련은 보고 있다.
또 구미숲 앞 낙동강 한복판에 떠 있는 14만여㎡의 하중도를 철새들이 몰려드는 철새공원으로 꾸미자는 계획도 구미시에 제안할 계획이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둔치에 숲이 우거지고 철새공원이 만들어지면 40만 구미시민들의 쉼터는 물론, 전국적인 관광지로도 발돋움할 수 있다”며 “구미 시민 1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12일쯤 구미시와 구미시의회에 주민청원으로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국장은 “둔치에 숲이 우거지고 철새가 찾아오면 해마다 청보리축제와 메밀축제 등을 여는 계획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미경실련과 함께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김봉교(55) 고아발전협의회장도 “아름다운 낙동강 둔치에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숲을 조성해 후손들에게 물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내년 예산에 사업비 12억원을 책정해 낙동강 둔치에 시민단체의 제안대로 숲을 조성할지, 남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을 조성할지 등을 조사하는 용역을 전문기관에 맡기기로 했다.
구미경실련은 2006년에도 ‘강동 문화복지회관 건립’을 요구하며 시민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청원운동을 펼쳐 관철을 시키기도 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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