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담당자 잘못…징계할 것”
광주시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사를 공립 교사로 특채하는 과정에서 특정 교사를 합격시키려고 채점표를 고친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2일 광주시교육청에 보낸 문답서에서 “올해 초 사립 ㄷ여고의 과원교사(폐교·폐과·감축 등으로 법정 정원을 초과한 가운데 근무하는 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음악 과목의 합격자를 바꾸려고 사후에 채점표를 바꾼 사실이 드러났다”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이를 지시했는지 답변해달라”고 요구했다.
교과부는 “지난 2월22일 이뤄진 전형에서 음악 과목 1위였던 ㄱ 교사의 논술 점수를 낮추는 방법으로, 애초 2위로 탈락했던 ㄴ 교사를 합격시켰다”며 “채점표까지 고쳐 합격자를 뒤바꾼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교과부는 11월21일~12월7일 벌인 광주시교육청 종합감사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내고 채점표 조작과 합격자 번복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조사중이다. 교과부는 채점표를 고친 행위를 공문서 위조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중대한 인사 비리로 보고 있다.
앞서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월 ㄷ여고의 요구로 국어·영어·수학·음악·한문 등 5개 과목의 과원교사 5명을 공립 교사로 특별채용했다. 대상자들은 2007년 ㄷ여고를 운영하는 ㅎ학원이 교비 15억4000만원을 횡령했다고 폭로한 뒤 과원교사로 처리돼 2009~2010년 공립학교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개경쟁을 통해 특채를 했다’는 명분에 집착한 시교육청은 과목별로 1명씩 경쟁자를 두도록 교사 10명의 추천을 받았다가, 엉뚱한 합격자가 나오자 채점표를 고치는 말썽을 자초했다.
김대준 광주시교육청 대변인은 “전형 당일 ㅎ학원에 합격자를 알려주면서 대상자가 바뀐 것을 알고 담당자들이 채점표를 고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며 “감사 결과가 통보되면 담당자들을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