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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장판·도배에 수도공사 뚝딱
잿빛 피란민촌에 ‘초록날개’

등록 2011-12-15 21:36

그린나래 회원들이 지난 9월 충북 청주시 운천동 피란민촌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한 뒤 기쁘게 웃고 있다.  그린나래 제공
그린나래 회원들이 지난 9월 충북 청주시 운천동 피란민촌 벽화 그리기 봉사를 한 뒤 기쁘게 웃고 있다. 그린나래 제공
사람과 풍경 충북참여자치연대 봉사단 ‘그린나래’
그림처럼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이들이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자원봉사단 ‘그린나래’ 회원들이다. 박영환(52) 단장을 포함한 회원 38명은 2003년부터 9년째 매월 두번째 일요일이면 허름한 작업복 차림으로 충북지역 곳곳을 누빈다. 대학생, 회사원, 자영업자, 주부, 건축가 등 다양한 직종의 20~60대 봉사단원들은 못하는 일이 없다. 장판 교체와 도배 등 허드렛일은 물론 보일러·부뚜막·수도·지붕 수리, 전기배관 정비까지 뚝딱 해치운다. 박 단장은 “필요한 자재만 지원해주면 우리 단원들은 능히 집도 지을 것”이라며 “재물은 덜 가졌지만 재능만큼은 누구 못지않은 만능 재주꾼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청주시 운천동 피란민촌에 빛을 들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951년 함경도, 강원도 등에서 피란 온 이들이 조성한 마을에는 아직 20여가구가 살고 있다. 잿빛 슬레이트 지붕과 무너질 듯한 담벼락 등 온통 무채색인 마을에 색을 입히고 있다. 주민이 떠난 폐가를 철거해 화단을 만들었고, 장애인 가정에는 화장실을 만들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도움으로 마을 안 전기 시설을 정비하고, 보도블럭도 교체했다. 마을 안팎의 벽에는 그림을 그려넣었다. 화가 이종현씨가 중심이 된 ‘예술상회’의 도움도 받았다. 돼지, 소, 사슴 등 동물과 어른, 아이들이 손을 잡고 있는 그림이 벽을 밝히자 마을 또한 한결 환해졌다.

박명원(20) 그린나래 간사는 “고향 생활을 가슴에 담고 사는 피란민촌 주민들이 고향집에서 함께하던 가축들을 벽에 담아 달라고 해 그렸는데 다들 제집 가축처럼 좋아한다”며 “마을 외관뿐 아니라 주민들의 표정도 밝아졌다”고 말했다.

그린나래는 요즘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회원 등을 대상으로 내복을 모으는 데 힘쓰고 있다. 100벌을 모은 뒤 오는 24일 청주·청원지역 홀몸노인들에게 성탄 선물로 전달할 참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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