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한영준(26·사진·전북대 철학4 휴학)씨
공정여행 사진전 여는 대학생 한영준씨
전주서 전시…내년엔 부산서도
“지역음식·숙소 이용만으로 가능
국제자본 이익독점 구조 불공정”
전주서 전시…내년엔 부산서도
“지역음식·숙소 이용만으로 가능
국제자본 이익독점 구조 불공정”
“현지 사람들도 돕고, 환경도 살릴 수 있는 여행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지난 12일부터 전북 전주시 덕진동 카페 ‘길위의 커피’에서 ‘공정여행 사진·에세이전’을 열고 있는 대학생 한영준(26·사진·전북대 철학4 휴학)씨의 바람이다.
그는 2009년부터 동남아·인도·스리랑카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 40여점과 그때그때 기록한 일기 형식의 글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공정여행의 가장 단순한 개념은 여행지에서 쓰는 경비가 현지인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먹고 자고 즐기고 쇼핑하는 관광 위주의 여행이 소비적이고 자원낭비를 조장한다는 비판를 깔고 있다. 공정무역에서 파생한 개념으로 인권과 환경까지 존중하는 여행을 뜻한다. 예컨대 다국적기업의 대규모 식당보다는 현지인이 하는 소규모 식당을 찾는다거나, 고급 호텔이나 쇼핑몰보다는 지역의 가게를 이용하는 식이다.
한씨는 19일 “작은 수칙들만 지켜도 누구나 공정여행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현지 특산물을 소비하고, 무작정 물건값을 깎지 않고 현지 물가를 존중하며, 간단한 현지 언어를 미리 배워두는 것이다. 또 멸종위기종을 활용한 제품을 피하고, 현지인에게 거부감을 주는 옷을 입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간단한 영어와 손짓·발짓으로 의사소통했다는 그는 이전에 익혀둔 동전·카드·휴지 등을 이용한 간단한 마술쇼를 보여주거나, 현지인들의 가족사진을 찍어주며 친숙해졌다고 했다.
“아시아권을 여행하면서 여행 소비구조가 잘못돼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 나라 문화를 경험하고 소비했는데, 정작 그 이익은 자본을 가진 이들이 독점하는 것은 불공정해요.”
그는 여행경비에 보태려고 현지에서 뱃일과 돌깨는 작업 등 하루 14~16시간 일해 2500원가량을 번 적도 있다. 그에게는 한 달에 1만원·3000원·100원씩 지원해주는 후원자도 250명가량 있다. 그는 이들에겐 여행에서 있었던 일과 사진 등을 전자우편으로 보내 경험을 공유한다.
1학기를 남겨놓은 그는 대학을 졸업하면 빈민구제 활동을 하는 엔지오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공정여행을 알리기 위해 계속 이런 방식의 여행을 할 것입니다. 현지인과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또 그들로부터 희망을 받고 싶습니다.”
그는 내년 1~2월 부산에서도 전시회를 연다.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그는 내년 1~2월 부산에서도 전시회를 연다. 전주/글·사진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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