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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몰래 기부’ 천사들 올해도 오셨네

등록 2011-12-20 20:59수정 2011-12-20 21:43

90살 노부부 구세군에 2억
전주에선 12년째 현금 기부
제천 주민센터 2년째 쌀포대
‘얼굴 없는 천사’들이 올해도 찾아왔다.

한국구세군은 20일 “90살 노부부가 오늘 정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을 방문해 각각 1억원 수표 한 장씩 총 2억원의 후원금을 익명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노부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가 있는 청소년을 돕는 데 써 달라. 아무도 모르게 해달라. 진짜로 오늘 밤은 다리를 쭉 펴고 마음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국구세군은 전했다.

이들은 2009년 12월에도 각각 5000만원씩 1억원을 후원한 바 있다.

전북 전주의 기부천사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날 낮 12시10분께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의 전화벨이 울렸다. 40~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근처 세탁소 주변에 가보라”라는 말만 남겼다. 직원들이 가보니, 주차된 승용차 밑에 상자가 있었다. 현금 5000만원과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었다. 동전까지 모두 5024만2100원이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11년 동안 해마다 찾아왔던 그 ‘얼굴 없는 천사’가 둔 것으로 추정했다. 2000년 4월 58만4000원을 노송동사무소에 두고 간 천사는 올해까지 2억4744만6120원을 몰래 기부했다.

지난해 전주시는 주민센터 앞 길 이름을 ‘얼굴 없는 천사로’로 바꾸고,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쓴 표지석도 세웠다.

충북 제천시 신백동 주민센터에도 지난 17일 새벽 얼굴 없는 천사가 다녀갔다. 주민센터 마당에 10㎏짜리 쌀 21포대, 20ℓ 쓰레기봉투 40장, 편지 3통을 남긴 채 사라졌다. 지난해 이맘때도 누군가 편지와 함께 20㎏짜리 쌀 10포대를 주민센터 마당에 쌓아두고 갔다. 지난해 남긴 편지와 같은 글씨체였다.

이번에는 천사의 두 딸이 쓴 편지도 함께 있었다. “우리는 잘살지도 못살지도 않는 평범한 가족입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부자이고 싶네요”라고 씌어 있었다.

전주 제천/박임근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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