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체포·공금횡령·폭행·강제귀국 등 잡음 끊이지 않아
참가자 일부 “사업중단하라”…도 “반응 좋아 확대예정”
참가자 일부 “사업중단하라”…도 “반응 좋아 확대예정”
경북도가 파견한 아프리카 ‘새마을리더 봉사단’이 현지에서 적지 않은 잡음을 빚고 있다.
도는 정부출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새마을리더 봉사단 50여명을 아프리카에 보냈다.
올해 파견한 제2기 봉사단은 지난 8월부터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카메룬 등 아프리카 4개국 10곳 마을에서 부엌 개량, 농로 확장, 마을회관 건립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활동기간은 1년이어서 내년 8월 귀국한다.
도는 새마을사업을 외국에 수출한다며 지난해 8월부터 봉사단을 파견해왔다. 봉사단원에 선발되면 1인당 다달이 40만원씩을 통장으로 지급받으며, 현지 생활비로 다달이 70만~80만원씩을 따로 받고 있다.
도는 “아프리카 현지에서 마을마다 5~6명이 팀을 이뤄 계획을 세운 뒤 봉사활동을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봉사단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지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이달 초순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던 봉사단원 1명이 경찰에 붙잡혀 가는 바람에 외교문제로까지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 사람이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새마을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적은 있지만 구속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재는 풀려난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봉사단원 1명이 생활비를 부풀려 신청하면서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강제로 귀국 조처를 당했다. 이 밖에도 폭행사건에 휘말리거나 현지에서 남녀가 동거하기도 하고, 여성 단원이 현지에서 임신한 사실이 드러나 중도에서 귀국한 사실도 밝혀졌다.
도는 새마을 봉사단 50명을 보내면서 올해 봉사단과 코이카에 각각 14억원과 22억원을 지출했으나 봉사단원들이 현지 주민들과 겉돌면서 봉사활동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현지에서 농로를 확장하면서 수로를 만든다며 이 지역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가리’가 다니는 통로를 막아 버려 오히려 주민들의 원성을 산 적도 있다.
봉사단원으로 활동했던 ㅅ씨는 “현지 주민들과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활동을 하는 바람에 현지 주민들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해마다 수십억원씩 투입되는 예산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지난 8월에는 아프리카 봉사단원으로 활동했던 ㅅ씨와 ㅈ씨 등이 도를 찾아와 “새마을 봉사단이 문제가 많다”며 “이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는 새마을 봉사단의 활동이 성공적이라고 보고, 올해 14억원에서 내년 26억원으로 예산을 늘리고, 내년 8월에 선발하는 봉사단원도 현재 50명에서 9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봉사 지역도 10곳에서 15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 놨다.
이영석 도 새마을봉사과장은 “일부 봉사단원들이 아프리카 현지에서 활동하면서 물의를 빚는 일이 더러 있지만 아프리카 새마을 봉사단이 전체적으로 반응이 좋고,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해 앞으로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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