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학생들 가운데 15명 불안 장애
“일부 학생들은 잠도 제대로 못자”
“일부 학생들은 잠도 제대로 못자”
지난 20일 동급생들의 괴롭힘에 시달린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아무개(14·중2)군이 다니던 대구 중학교의 2학년 학생들 가운데 15명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징후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란 큰 사고나 자연재해, 전쟁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 발생하기 쉬운 불안 장애를 말한다.
대구시교육청은 27일 사건 발생 뒤 김군이 다니던 중학교 2학년 학생 331명을 대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검사를 한 결과, 이 가운데 4.5%인 15명이 ‘전문가와 추가로 세밀한 면담이 필요한 상황’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5명 가운데는 숨진 김군과 평소 친분이 있던 학생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 김태헌 장학사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과거에 상처가 있거나 예민한 학생들에게 주로 많이 나타난다”며 “일부 학생들은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거나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장애 징후를 보인 학생 15명을 만나 이미 상담을 시작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전문의들은 이들 학생이 받은 정신적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하고 상태가 심각한 학생은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검사는 이 학교 1·3학년 학생들을 상대로도 했지만,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조현주 영남대 교수(심리학)는 “중학생 시기는 호르몬과 신체변화가 커서 불안정하고 친구관계가 부모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시기”라며 “이런 때 친구 자살을 경험하게 되면 마치 자기에게 같은 일이 생긴 것으로 느껴져 불안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학교 쪽이 전교생 982명의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상담이 필요한 자녀가 있으면 신청해달라”고 요청했더니 1학년 21명, 2학년 41명, 3학년 54명 등 모두 116명의 학부모들이 상담을 요청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