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12지신 병풍은 전주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사람과 풍경 전주역사박물관 ‘용띠해 특별전’
2008년부터 매년 띠전시회
60년만에 ‘흑룡의 해’ 맞아
연적 등 30여점 ‘한자리에’
2008년부터 매년 띠전시회
60년만에 ‘흑룡의 해’ 맞아
연적 등 30여점 ‘한자리에’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를 맞아 전북 전주역사박물관이 ‘용띠해 특별전’을 펼치고 있다. 1월20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의 부제는 ‘2012년 여의주를 입에 문 용처럼’이다.
전주역사박물관은 2008년부터 띠전시회를 열어 지금까지 소, 호랑이, 토끼를 주제로 행사를 이어왔다. 띠전시는 12지 동물들이 상징하는 의미를 알고, 운수대통을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역사박물관은 “동양문화권에서 최고의 위엄을 상징하는 용과 관련한 유물을 정리하고 용을 재조명하는 전시”라며 “다른 박물관의 유물을 상당수 대여해 평소 관람할 수 없었던 것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새해 임진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흑룡의 해다. 진(辰)은 용, 임(壬)은 물과 흑색을 뜻한다. 용은 12지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다. 기린·봉황·거북과 함께 길조를 뜻하는 4령(靈)의 하나다. 용은 4령 중에서도 가장 신령스러운 동물이다. 재앙을 물리쳐 복을 가져오고 웅비와 희망을 상징하는 존재여서 여전히 우리 문화 이야기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용의 승천은 곧 입신양명을 뜻하며, 용꿈 즉 태몽은 장차 큰 인물이 태어날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모두 6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유물 30여점이 선을 보인다. 또 밑그림을 마련해 놓은 용그림에 색칠하기와 새해 소망을 적는 엽서 쓰기 등도 진행한다.
‘용의 기원’에서는 우리나라에 용문양이 유입한 과정 등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백자투각 운룡문 사각연적’은 구름 속에서 눈을 부릅뜬 용문양을 투각기법으로 나타냈다. ‘12지 속 용’은 12지신상 병풍 등이 있다. ‘왕의 상징’에서는 곤룡포와 용선 등 왕이 사용하던 물건 속 의미를 파악한다. 용선은 왕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각종 의식에 사용한 부채이다. 양쪽 면에 황룡을 2마리씩 그렸고, 자루는 붉은색을 칠했다.
‘민중 속의 용’에서는 풍속신앙 속에 뿌리를 내려 민족문화 속에 정착했던 용을 소개한다. 책표지 겉모양을 찍어내는 능화판은 꽃과 여러가지 무늬를 새겨 넣은 목재판이다. ‘그림 속의 용’은 민화와 불교 탱화가 있다. 특히 조선 후기 정수영의 흑룡도는 구름 속에서 사납게 꿈틀거리는 용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임진년 주요 사건’에서는 임진왜란(1592), 신라 우산국 정벌(512), 백두산정계비 건립(1712), 동학 교조신원운동(1892) 등이 패널로 마련돼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 이수헌(48)씨는 “새해를 앞두고 마음을 추스르려고 찾아와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훈 학예연구사는 “세밑새해를 맞아 좋은 계획을 세우고 새 기운도 받기 위해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고 전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② 백자투각 운룡문 사각연적은 직사각형으로 사진은 연적의 윗부분이다. 구름 속에서 눈을 부릅뜬 용문양을 투각한 기법으로 나타냈다. 조선시대 작품으로 고려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③ 돌아가신 분의 상여를 장식하는 용문양. 만든 시기는 미상이고, 여주 목아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전주역사박물관 제공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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