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감정싸움에
성남 시립병원 건립 ‘제동’
은평은 무상급식 9억 깎여
성남 시립병원 건립 ‘제동’
은평은 무상급식 9억 깎여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뿌리 깊은 갈등으로 가까스로 2012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수도권 일부 자치단체에서 과도한 예산삭감으로 주요 민생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는 등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전체 의석 34석 가운데 한나라당이 19석을 차지한 경기도 성남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자정이 다 돼 올해 예산을 의결했다. 한나라당 의원 17명이 발의한 수정안인데, 168개 사업에 2833억원을 삭감했다. 이는 성남시가 요구한 예산안 2조768억원의 13.6%에 해당한다. 민주당 쪽 의견이나 상임위원회 심의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한나라당의 단독 삭감안이어서 민주당이 시의회 의장(한나라당) 불신임안을 2일 제출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과 사사건건 대립해온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은 ‘정치적 선심성 예산’이라며 무상교복 지원금(31억원), 홍보예산(22억원) 등을 삭감했다. 특히 이 시장 최대 공약인 시립의료원 건립비 301억원을 비롯해, 시장 업무추진비(일명 판공비) 3억2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또 위례 새도시에 분양아파트를 지어 그 수익으로 임대아파트를 짓기 위해 시가 요청한 2232억3000만원과 학교복지상담사업비(8억1000만원)도 모두 깎았다.
이 시장은 “감정싸움에만 빠진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단독으로 몇 시간 만에 누더기 수정 예산안을 만들어 삭감한 것을 시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지난달 28일 밤 예산안을 처리해 ‘준예산’ 편성 위기를 겨우 넘긴 서울 은평구의회도 각종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나라당 구의원들의 반대로 초·중학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이 9억원 깎여 친환경 우수농산물 급식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한편, 서울 동작구의회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구의원들이 대립해 아예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준예산이 편성됐다. 전임 구청장(한나라당)이 사실상 자신의 선거조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자원봉사센터’를 구 직영 방식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구의원들이 대립한 결과다. 때문에 동작구는 당분간 저소득층의 공공근로 예산, 주민 숙원사업 등을 집행할 수 없게 돼 주민들의 피해와 혼란이 불가피하다. 김기성 박기용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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