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선 ‘일진’ 22명이 돈 갈취·자위행위 강요
이천선 장애여학생 괴롭히고 동영상 찍기도
이천선 장애여학생 괴롭히고 동영상 찍기도
중학생들이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돈을 빼앗고 구타하는 것도 모자라 수치심을 주려고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추행까지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한 고교의 남학생 6명은 지적장애를 지닌 여학생을 몇 개월 동안 때리고 괴롭혀오다 적발됐다.
경기도 여주경찰서는 4일 여주군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폭력을 일삼아 이른바 ‘일진’이라고 불리는 학생 22명을 적발해 김아무개(15·3년)군 등 4명을 공갈·갈취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2~11월 같은 학교 1~2학년 학생 43명을 을러 260만원가량의 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생 한 명을 시켜 동급생들에게 거둬온 돈 5만~30만원씩을 상납하도록 강요했다. 말을 듣지 않거나 폭행 피해를 알린 학생들에게는 ‘엎드려 머리를 바닥에 대고 오래 버티기’(이른바 원산폭격)를 시키거나 보복 폭행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가해 학생들 가운데 우두머리 구실을 한 ‘일진 짱’인 김군은 지난해 11월 후배 남학생 7명에게 자위행위를 하도록 시키는 등 추행까지 했다. 김군 등 6명은 이어 지난해 11월4일과 6일 밤 한 초등학교 운동장 등에서 가출한 13살짜리 여중생 2명에게 술을 먹인 뒤 번갈아 성폭행하면서 동영상 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이천시의 한 고교에서는 1학년 남학생 6명이 같은 반 지적장애 여학생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괴롭힌 혐의가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1학년 남학생 6명이 지난 학기 동안 지적장애 2급인 여학생(18)을 지속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밝혀져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학교 조사 결과, 징계 대상 학생 가운데 3명은 지난달 21일 오전 음악 시간에 피해 여학생의 등과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며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1분 안팎의 이 동영상 파일에는 지우개에 치약을 묻혀 피해 여학생에게 던지는 모습 등도 담겨 있다. 다른 학생들은 이를 지켜만 봤고, 음악교사는 이를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동영상을 돌려보는 것을 음악교사가 적발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피해 학부모는 “딸이 잠꼬대하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허리를 다치거나 팔에 멍이 드는 등 이상했다”며 가해 학생들을 처벌해줄 것을 학교 쪽에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최창의 경기도의회 교육의원에게 낸 자료를 보면, 지난해 1~9월 경기지역에서 초등학교 9건, 중학교 703건, 고등학교 125건 등 모두 837건의 학생들 사이 폭력이 발생했다. 가해 학생은 초등생 71명, 중학생 3089명, 고교생 437명 등 3597명이었다. 중학생이 84.0%를 차지했고, 가해 학생의 31.2%가 여학생이었다.
여주 이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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