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유치 써달라’ 2천만원 남겨
전북 전주에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들이는 계획이 토지 보상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한겨레> 1월10일치 14면)이 알려지자, ‘기업 유치에 보태달라’며 몰래 2000만여원이 든 종이상자를 놔둔 이가 나타났다.
12일 오전 11시20분께 전주 완산구 중화산2동 주민센터에 전화가 걸려와 “인근 아파트 정문 공중전화 부스에 안내문을 놓아둘 테니 가져가 달라”는 말을 남기고 끊었다고 전주시가 밝혔다. 주민센터 직원이 확인해보니, A4 용지를 넣는 크기의 상자 안에 ‘전주를 사랑하는 시민’이라고 밝힌 편지글와 함께 1만원권으로 현금 2013만원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식당에 오시는 전주 시민들 덕택으로 음식을 팔아 모은 돈”이라며 “이 기회를 빌어 시민들께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드리고, 탄소공장이 빨리 착공되기를 바라면서 공장 착공 지연으로 속을 태운 전주시에 돈을 보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전북도·전주시와 ㈜효성은 지난해 6월 전주시 팔복·동산동 일대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투자협약을 맺었으나, 토지주들은 ‘보상가가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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