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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공무원 ‘음료수 고민’ 이렇게 풀었다

등록 2012-01-16 15:11

노원구, 청렴 토론회 열어 ‘민원 답례품’ 처리사례 선보여
공무원들이 관공서를 찾은 민원인이 감사의 표시로 준 음료수를 받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받기도 눈치 보이고 거절하자니 매정해보여 난처한 경우다.

민원인에게 받은 어떠한 금품도 클린센터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 서울 노원구는 지난해 9월 구청장과 직원이 함께하는 청렴 토론회를 열어 ‘음료수 고민’을 따져봤다.

이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민원인에게 감사의 표시로 관행적으로 받았던 음료수 등 소액 물품에 대해서 엄격하게 공무원행동강령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과 “기존 공무원의 인식이 변화되어야 청렴 문화를 정착할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토론결과 시대가 변함에 따라 주민과 공무원의 청렴인식이 변화 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민원인에게 받은 물품은 클린센터에 신고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한 해 동안 민원인이 가져온 음료수 등 클린센터에 신고된 물품은 총 157건이었다. 이중 음료, 과자 등 바로 기증이 가능한 145건의 물품은 산돌, 마음터 등 지역내 저소득층 자녀 보호시설인 지역아동센터 11개소에 기증했다.

민원인들이 감사의 표시로 직원들에게 선물한 주류 8병, 홍삼 1세트 등 7건은 민원인에게 다시 돌려주려 했으나, 민원인들이 거절한 물건들은 지난달 구청 1층 로비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매를 실시했다. 경매 수익금 31만2000원을 복지재단에 기탁했다. 구는 기부된 물품에 대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제공자에게 처리결과를 알리고, 구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경매를 통한 이웃돕기는 승진 축하 난과 쌀로도 이어졌다.

지난 11일 서울 노원 구청을 방문한 민원인들은 청사 입구에 진열된 각종 난과 쌀을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쌀게게나 꽃집도 아닌 구청 입구에 난 120여개와 쌀 50포(800kg)가 진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민원인들은 난 가격을 보고 다시 놀랬다. 시중가의 30~40% 정도로 저렴했다.

매년 1월과 7월 각 자치구 정기인사 때 승진·전보자가 생긴다.공무원들이 승진하면 직원 및 지인들로부터 축하 난을 받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받고 난 뒤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사무실에 방치된 난이 말라 죽는 일이 잦았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다. 난을 팔아서 이웃돕기에 활용하기로.한 것이다

노원구는 지난 1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노원지부(지부장 전병일)와 함께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직원들이 기증한 승진 축하 난을 파는 ‘승진 축하 난 , 쌀 희망나눔 장터’ 행사를 열었다.

판매가격 결정은 구청 인근 꽃집 주인으로부터 감정가격을 받아 진열대에 비치된 화분에 가격표를 부착해 구매자의 결정에 도움을 주도록 했다. 판매 가격은 시중가의 30~40%로 매겼다.

난은 지난 11일 오후 1시시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판매 시작 4시간 만에 난 110개가 바로 팔릴 정도로 직원 및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구는 이렇게 판매한 600여만원의 수익금 전액을 복지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한편, 축하 난 대신 쌀을 받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증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지난해 12월 구청 직원 내부 게시판에 한 직원이 승진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하며, 준다면 쌀로 대신 받아 불우한 이웃에 전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사연의 주인공은 지난 1일 서기관으로 승진한 이선기 행정지원국장이다. 이 국장을 비롯해 승진 축하 난 대신 쌀을 받은 직원은 3명이며, 총 50포의 쌀을 기증했다.

노원구는 앞으로 인사철을 맞아 승진 및 전보자에게 전달되는 난은 쌀로 대신 받고 지인들로부터 부득이하게 전달된 나 등은 쌀과 함께 판매하여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할 예정이다.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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