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모태 구실을 한 경기도 하남시 ‘가나안농군학교’가 택지개발사업에 밀려 설립 50년 만에 경기도 양평군으로 옮긴다.
가나안농군학교는 하남시 풍산동에 있는 학교를 이전하기로 하고 양평군 지평면 옥현리 토지(6만6000㎡)를 매입해, 학교 신축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가나안농군학교는 김용기 선생(1909~1988)이 1962년 하남시 풍산동(당시 경기도 광주군 동부면) 일대 4만3000㎡ 규모의 땅에 설립했다. 당시 이 학교는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신념을 내걸고 근검·절약·개척 정신을 가르치는 지역공동체 운동을 펼쳤고, 이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1825회에 걸쳐 농민·상인·교육자·정치인·군인 등 각계각층의 70만명 가량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학교 땅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550만㎡)에 들어가 50년 만에 정든 땅을 떠나게 됐다. 학교 쪽은 “새마을운동의 발생지라는 역사성을 고려해, 본관 건물과 교회(6500㎡)는 유적지로 보존된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와 가나안학교는 그동안 계몽운동과 새마을운동 등으로 국가발전에 이바지한 역사적인 장소라며 건물을 보존해 현대사 교육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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