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활자를 복원한 금속활자장 임인호씨(위 사진)와 임씨가 복원한 직지 금속활자(아래). 청주시청 제공
635년 전에 제작된 직지심체요절(아래부터 직지) 금속활자가 되살아났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17일 오전 충북 괴산군 연풍면 무설조각실에서 직지 금속활자 복원 보고회를 열고, 직지 금속활자본 하권 2~14장까지 판별(한쪽씩)로 복원한 활자판 13장을 선보였다.
이 활자는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금속활자장 임인호(48)씨가 복원했다. 임씨는 지난해 4월 말부터 직지 활자 복원에 나서 최근까지 5천자가 넘는 활자를 원형대로 되살려냈다. 직지 활자는 임씨의 스승인 고 오국진(1944~2008) 선생이 2002년 직지 상권에 쓰인 금속활자 5562자를 복원했지만 판형대로 복원한 것은 임씨가 처음이다.
직지 활자 복원은 고려시대 직지 활자 제작 때 쓰인 것으로 알려진 전통 밀랍주조법으로 이뤄졌다.
임씨는 “세계 최고로 인증된 선조의 빼어난 인쇄기술을 나라 안팎에 두루 자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임씨와 고인쇄박물관은 2015년까지 직지 상·하권 모두를 활자로 복원할 참이다. 내년에는 직지 하권 15~29장, 2014년에는 30~39장까지 하권 복원을 마무리한 뒤 직지 상권도 1~10장까지 복원할 계획이다. 2015년에는 11~39장까지 상권 복원도 마무리할 방침이다.
고인쇄박물관은 다음달 밀랍주조법의 원리, 기법 등을 담은 직지 활자 복원 보고서를 내는 것을 시작으로, 직지를 찍는 데 쓴 금속활자 ‘흥덕사자’를 목판으로 복각해 찍은 것으로 알려진 <자비도량참법집해>(보물 1653호) 등의 활자를 연구한 ‘고려시대 활자주조술과 조선시대 활자인쇄술의 연관 관계 연구’ 보고서 등도 발간할 예정이다.
이승철 고인쇄박물관 학예사는 “직지 활자를 원형대로 살려내는 것과 함께 고려시대 빼어난 활자술을 학문적으로 검증하고 집대성하는 작업 또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한 금속활자본 직지는 상·하권 39장씩 모두 2만9천여자의 활자로 찍혔으며, 지금은 하권 1권만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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