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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옥천을 책천지로, 불어라 바람”

등록 2012-02-02 22:20

선명순(왼쪽)씨가 1일 충북 옥천교육지원청에서 조성준(오른쪽) 옥천교육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있다. 충북 옥천교육지원청 제공
선명순(왼쪽)씨가 1일 충북 옥천교육지원청에서 조성준(오른쪽) 옥천교육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있다. 충북 옥천교육지원청 제공
고향 옥천에 책 기부하는 선명순씨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과장
93년부터 9000권 ‘후배들 위해’
충북 옥천과 옥천 어린이를 지극히 사랑하는 이가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정보서비스과장인 선명순(59)씨다. 선씨는 휴대전화 연결음도 옥천의 문인 정지용 시인의 시로 가사를 삼은 ‘향수’일 정도다.

옥천읍 죽향리에서 나고 자란 선씨는 대학 졸업과 함께 생활을 좇아 고향을 떠났지만 늘 고향을 품고 산다. ‘서울쥐’ 생활만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지금도 ‘고향쥐’만 만나면 “좋아유”, “그랬시유” 등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온다.

그는 고향 못지않게 책을 아낀다. 책과 눈이 맞은 것은 대학 때부터다. 옥천여중·고 시절 학업과 농구선수로 뛰느라 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대학 진학 뒤 늦깎이 책벌레가 됐고, 그 덕에 1980년 국립중앙도서관 7급 사서 시험에 합격했다.

“뒤늦은 ‘책바람’이 저에겐 운명이었고, 사서는 천직이죠.” 결혼도 마다하고 책 사랑을 즐기는 그는 남은 사랑을 고향 아이들에게 쏟고 있다. “도서관에서 수많은 책을 대할 때마다 이상하게도 고향 아이들이 떠오르더라구요.”

1993년 책 1천권을 들고 옥천도서관을 찾았다. 모범공무원으로 뽑힌 뒤 받은 상금과 주변의 도움으로 마련한 것이었다. 주변 동료, 대학 동문 등과 책 기부 동아리를 만들어 경남 거제 등 오지 마을에도 책을 선물했다. 책 기부에 재미가 들린 그는 아예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후배들을 위한 책값을 모았다.

2007년 옥천군 안남면에 배바우작은도서관이 생길 때 책 1천권을 전했고, 2009년 10월에는 개교 100돌을 맞은 모교 옥천 죽향초에 책 2561권을 선물했다. 지난 1일 옥천에 들른 그는 옥천교육지원청에 600여종의 책 1116권을 기증했다. 1천권 이상 뭉치 기부뿐 아니라 수십~수백권씩 선물한 것까지 더하면 지금까지 9천여권을 고향에 선물했다. 돈으로 따져도 줄잡아 5천만원이 넘는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책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선물하면서 보람과 기쁨을 얻는다”며 “고향의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고 밝게 자라 ‘향수’ 같은 훌륭한 글을 썼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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