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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시골학교 ‘성냥갑 건물’ 탈출

등록 2012-02-08 08:56

전북 완주군 고산면 삼우초등학교는 2006년 고정관념을 깨고 부드러운 타원형 학교 건물을 지었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전북 완주군 고산면 삼우초등학교는 2006년 고정관념을 깨고 부드러운 타원형 학교 건물을 지었다. 전북도교육청 제공
둥근 복도 달려볼까, 교실 위 다락방 올라갈까
성냥갑처럼 네모반듯했던 학교 건물들이 부드럽고 친근하게 바뀌고 있다.

전북 완주 삼우초등학교와 진안 장승초등학교는 달라지는 학교 건물 짓기의 중심에 있다. 완주군 고산면 어우리에 있는 삼우초교는 2004년 삼기리의 삼기초교와 어우리의 고산서초교 등 두 곳을 통폐합해 만들어졌다. 학교 이름은 두 마을의 지명에서 따왔다. 이 학교는 2006년 새 건물을 지으면서 고정관념을 벗어나 타원형의 둥근 형태를 택했다. 둥근 복도를 갖춘 2층 건물로 아이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주변 농촌마을과 어울리도록 설계했다.

완주·진안군서 독특한 실험
타원형 건물에 다락방까지
“학생들이 중심인 건물 돼야”

건물 1층 가운데가 교실 4칸 크기의 학생 휴게공간이다. 학생들은 교사의 중심인 이곳에서 쉬면서 책을 볼 수 있다. 보통 다른 학교는 1층 중앙이 교무실·행정실이고, 도서관은 학교 구석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학교는 교무실 등이 2층에 있다.

특히 이 학교는 온돌방 형태의 마음 닦음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놓아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날마다 명상과 기체조, 차 마시기 등을 진행한다. 아이들의 심리를 치료할 수 있는 공간이다. 폐교 위기에 처했던 이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교 살리기 운동을 펼친 끝에 교육부의 특별교부금 등 사업비 30억원으로 독특한 새 건물을 지었다.

송수갑 교감은 “직육면체 형태의 학교 건물은 일제가 직선형 복도를 확보해 효율적인 통제를 하려고 지은 권위적 구조”라며 “교실마다 뜰로 통하는 독립적인 문이 있어 학생들이 자연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 건물의 중요한 곳은 학생들의 차지여야 한다”며 “학부모들과 오랜 협의 끝에 전문가 자문을 받아 지은 건물이라 애정이 깊다”고 덧붙였다.

진안 장승초교도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독특한 건물을 짓고 있다. 지난해 9월 학교운영위 안에 건축소위원회를 꾸려 건물을 디자인하는 중이다. 지역의 건축전문가, 학부모,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2차례 설문조사와 10여차례 회의를 거쳤다. 지난 6일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건축설계 디자인 설명회를 열었다.


교실에는 학생들이 원하는 다락방이 있다. 밖을 내려다볼 수 있는 넓은 창이 설치된 다락방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놀이를 할 수 있다. 자재는 아토피 등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의견에 따라 흙벽돌과 친환경 목재를 쓰기로 했다. 또 농촌풍경과 어울리는 기와지붕을 얹을 계획이다. 윤일호 교사는 “지역공동체가 참여해 민주적 방식으로 좋은 건물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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