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복 교장이 한 졸업생의 장래 목표를 붓글씨로 써준 액자 내용. 구림초·중학교 제공
순창 구림초·중학교 교장
졸업생 25명의 장래희망
직접 붓글씨로 써 선물해
졸업생 25명의 장래희망
직접 붓글씨로 써 선물해
시골 작은 학교 교장이 졸업생 25명 모두에게 학생의 목표를 붓글씨로 적어 담은 액자를 선물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전북 순창군 구림면 구림초·중학교. 이 학교는 학생수가 적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통합 운영해 교장 1명이 겸임한다. 전교생이 초등학교 62명, 중학교 43명 등 모두 105명인 작은 학교이다.
효당 김동복 교장은 오는 10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졸업생 25명(초 13명, 중 12명)에게 그들의 장래 희망을 자신이 직접 붓글씨로 써서 액자로 표구해 건넨다. 졸업장만 달랑 수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꿈을 심어주고 다시 출발하는 뜻을 새기도록 뜻을 담은 선물도 함께 안겨주는 것이다.
액자에는 졸업생의 장래 희망과 좌우명을 담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졸업할 학생들과 두 차례 면담하며 얘기를 들었다. 학부모에게는 안내장을 보내 취지를 설명했다.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에게 서예도 직접 가르쳤다. 아이들의 가냘픈 손에 쥐어진 붓을 잡아주며 운필에 정성을 들였다. 학교 폭력이 사회문제로 불거진 상황에 휘말리지 않도록 학생들이 차분히 먹을 갈면서 정신수양을 하도록 지도했다. 지난해 2학기에 부임한 김 교장은 35년가량 서예에 정진해왔다.
김 교장은 “글씨 쓰는 솜씨가 느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산만한 아이들을 차분하게 만드는 데는 서예만한 것이 없다”며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 아이들은 인성은 물론이고 정서가 안정돼 있고 집중력이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나중에 커서 뭐가 될 것이냐’ 물어보면 모두 다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마술사·바둑기사·요리사 등 다양한 길을 얘기합니다. 아이들이 벽에 걸린 액자를 볼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꿈을 향해 매진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8월 정년 퇴임하는 그는 내년 2월 졸업식 때 한번 더 졸업생에게 같은 선물을 줄 계획이다. 지난해 교장으로 승진한 그는, 39년 전인 1973년 첫 부임한 학교가 현재는 폐교된 근처 율북초등학교여서 이 지역에 남다른 애착이 있다고 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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