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자행됐던 경기 고양시 ‘금정굴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한 발굴 작업이 10년만에 다시 시작된다.
1950년 9.28 서울 수복 이후 인민군 부역자 또는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민간인이 집단처형된 이 사건은 1993년 9월 유족과 고양지역 시민단체들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95년 9월 1차 발굴작업이 진행돼 최소 153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굴됐으나 재정 문제와 이념적 갈등 등으로 49일만에 중단됐었다.
고양시는 21일 2700만원을 들여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 유해발굴센터에 맡겨 금정굴 학살 현장 발굴 예비조사를 한달 동안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21일 오후 금정굴 현장에서 유족회와 고양시민회 등 고양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고양 금정굴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금정굴 화해 상생제’를 지냈다.
시는 다음달 말 예비조사 결과가 나오면 발굴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유골이 더 남아 있는지와 학살 현장 보존 방법, 이미 발굴돼 서울대에 보관 중인 유골을 포함한 유골 안치 방안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금정굴 유골 발굴작업은 그동안 금정굴 위령사업, 현충탑 재건립 등과 맞물려 공대위와 보수·우익단체 사이에 갈등을 빚으면서 미뤄져오다 지난해 말 두 사업의 공동추진에 합의해 이번에 다시 시작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희생자들의 혼과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5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이념 갈등에 의한 민족의 상흔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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