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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대구 한 고교서 2년간 거꾸로 매달고 땅에 묻고 성추행
조폭 뺨친 학교폭력 ‘끔찍한 대물림’

등록 2012-02-16 20:26수정 2012-02-16 21:34

피해학생이 가해자 돼
4명 영장신청 3명 입건
학교선 훈계로만 그쳐
조직폭력배를 뺨치는 폭행과 추행 등이 대구시내 한 전문계 고교에서 2년 가까이 저질러졌다. 이런 폭행이 선배들에게서 후배한테로 대물림됐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경찰이 확인한 폭행 혐의만 2010년 3월부터 1년9개월 동안 200차례가 넘는다. 학교 쪽은 뒤늦게 피해 학생들의 호소를 들었으나 가해 학생들을 훈계하는 데 그쳤으며, 후배 학생들이 경찰서에 찾아가 하소연하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후배 학생 3명을 일삼아 때리고 추행하며 괴롭혀온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강제추행)로 대구 고교 졸업생 김아무개(19)군 등 졸업생·재학생 4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 군에 입대한 이아무개(19)군은 군 수사기관에 사건을 넘겼다.

김군 등 2명은 2010년 3월 교내 세면장에서 샤워를 하던 1년 후배 박아무개(18)군 등 3명에게 샴푸를 눈에 뿌리고 뜨거운 물이 나오게 해 화상을 입혔고, 기중기에 거꾸로 매달거나 다리털을 뽑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러온 혐의를 받고 있다.

박군 등 3명은 1년 뒤인 2011년 3월 3학년이 되고 나서 1년 후배 정아무개(17)군 등 후배 3명에게 폭력을 ‘대물림’했다. 이들의 폭행은 더 심했다. 박군 등은 학교 기계실 옆에 삽으로 1m 깊이의 구덩이를 파놓고 정군 등을 목만 나오게 한 채 10분 동안 파묻었다. 지난해 9월엔 정군 등 3명이 샤워할 때 추행을 하고 흉기로 을러 개처럼 짖으며 바닥을 기어가라고 시켰다.

선배들 폭행에 시달려온 정군 등 3명은 다시 1년 후배 3명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정군 등은 지난해 10월 후배들의 바지를 강제로 벗겨 추행하고 후배들의 몸에 오줌을 싸고 학교 운동장을 ‘멍멍’ 소리를 지르며 기어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선배 학생들이 금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의 폭력이 학교 기계실, 샤워실 등에서 2년 가까이 저질러졌지만, 학교 쪽은 이렇다 할 대처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담임교사가 처음으로 1학년생들의 피해 신고를 받았으나 가해 학생들을 훈계하는 데 그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2학년인 정군 등 3명은 폭행 횟수 등이 덜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폭행한 학생들은 기계실 청소와 실습 준비 당번을 맡아 기계실에서 늘 함께 지내는 동안 폭력을 대물림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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