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하동·사천 선거구 통합 반대”

하동군민 500명 상경시위
“농어촌 지역 특수성 무시”
여야 선거구 협상은 결렬

경남 남해·하동·사천, 전남 담양·곡성·구례 등 농어촌지역 주민 700여명이 20일 국회의원 선거구 통폐합을 막기 위해 국회에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또 부산 기장군민 100여명은 독립 선거구를 요구하는 상경시위에 나섰다.

여야가 경기 파주시와 강원 원주시의 분구, 세종시 신설로 3개 지역구가 늘어나는 대신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역 선거구를 통폐합해 전체 의석수를 유지하려 하면서 이들 지역을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동군민 500여명은 상경에 앞서 20일 0시 군청 광장에서 출정식을 열어 “농어촌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생존권마저 무시하는 정치권의 자의적인 선거구 폐지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선거구 획정안은 농어촌지역의 특수성을 무시한 시대 역행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경남 남해·하동과 전남 담양·곡성·구례 지역 단체들로 구성된 ‘농어촌·지방선거구 지키기 추진위원회’도 “인구 상한선을 넘지 않는데도 분구돼 있는 도시지역 선거구는 그대로 두고, 2~4개의 지역이 합쳐서 하나의 선거구를 이루고 있는 농어촌지역을 통합하거나 공중분해시키려는 시도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정치 행태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경남도당도 성명을 내어 “남해·하동 선거구는 법정기준일인 2011년 10월31일 기준으로 헌법재판소가 결정한 인구 하한선인 10만3496명보다 많은 10만4342명의 인구를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도권 인구 과밀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도식적인 인구비례만 주장하는 것은 지역 대표성과 지역분권, 국토 균형발전 정신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도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도시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도시와 농어촌의 인구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농어촌지역의 대표성이 약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며 “그럼에도 국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농어촌 선거구 주민들을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회의원 기장군 단독선거구 쟁취위원회’ 주민 100여명도 이날 대형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가 “여야는 위헌적인 선거구 획정 시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여야는 이날도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협상을 벌였으나, 새누리당은 영·호남의 지역구 각 1석과 비례대표 1석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민주통합당은 영남 2석과 호남 1석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최상원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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