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축전’ 준비 광주시
“원래 가사는 ‘문전세재’”
교과부에 가사 수정 요구
“원래 가사는 ‘문전세재’”
교과부에 가사 수정 요구
“진도아리랑에 웬 뜬금없는 ‘문경새재’냐, 섬 여인의 일생을 은유한 ‘문전세재’로 바꿔 불러야 한다.”
대표적인 남도민요인 <진도아리랑>에 등장하는 ‘문경새재’는 잘못된 표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는 10월 세계아리랑축전을 여는 광주시는 최근 “호남을 대표하는 민요 <진도아리랑>의 가사 중 ‘문경새재’는 애초 ‘문전세재’가 잘못 전해진 것”이라며 “문헌고증과 현지채록을 통해 문화유산을 바르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시가 문제를 제기한 대목은 <진도아리랑>의 첫번째 메기는 소리인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이다. 전남 진도의 전통민요에 생뚱맞게 경북 문경의 새재가 등장할 리 없고, 아무리 고개가 험해도 넘어가면서 쉬면 되지 눈물까지야 나겠느냐는 반론이다.
진도아리랑보존회도 “1980년대 당시 70~80대였던 조공례·이근여 등 진도 국악인 10여명한테 채록한 가사는 ‘문전세재’”라고 확언했다. 보존회는 ‘문전세재’가 “진도 여인의 기구한 인생살이를 안방과 부엌을 연결한 쪽문, 부엌과 마당을 이어주는 부엌문, 죽어서 마당에서 북망으로 떠나는 대문 등 세 문을 굽이굽이 넘는 눈물고개로 은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진도군 임회면 광전마을에 ‘문전세재’가 실재로 있다는 설과 진도 옛 성문 밖의 남산재, 연둥재, 굴재 등 세 고개를 일컫는다는 설도 나온다. 이런 주장은 진도군의회 정재호 의원과 송현 한국음악연구소 대표 등에 의해 잇따라 제기됐다.
이런 움직임은 중학교 국어와 음악 교과서에 실린 <진도아리랑>의 가사에 대한 수정 요구로 이어졌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고칠 만한 확실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는 교과부를 설득해 가사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시는 1930년대 이전의 문헌이나 음반을 찾고, 진도 현지의 구전 가사를 채록하는 등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국악작곡가인 김상유(42)씨는 “학교가 아니라 현지에서 배운 이들은 다들 ‘문전세재’로 부른다”며 “왜곡이 재생산되지 않도록 교과서를 바로잡아야 맞다”고 강조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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