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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북대병원-119 ‘안타까운 씨름’

등록 2012-03-08 21:47

“응급병상 포화, 다른 데 가라”-“환자가 대형병원 선호”
‘1339’ 전화 분산효과 없어
준종합병원 시설 개선 시급
전북 전주 덕진소방서 아중119안전센터에서 구급대원(간호사)으로 일했던 박아무개(44)씨는 지난달 7일 오전 10시께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교통사고 환자를 옮겼다. 이마가 15㎝가량 찢어진 환자는 피를 흘렸다. 그러나 병원 쪽이 수용능력이 없다며 받아주지 않았다. 그는 1시간가량 실랑이를 벌인 뒤 환자를 겨우 인계했다. 환자는 약 10시간 뒤 상처를 꿰맸다. 박씨는 병원 쪽이 환자를 방치했다며 국무총리실 등에 민원을 냈다. 하지만 결과를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

119구급차량 응급환자를 놓고 구급대원과 전북대병원이 자주 마찰을 빚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전북도 소방안전본부 집계에는 지난해 전북지역 구급이송환자 6만6475명 중에서, 전북대병원로 옮긴 환자가 7246명으로 10.9%를 차지한다.

또다른 구급대원 강아무개씨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가 없다”며 “응급구조를 맡는 일 자체 보다 병원 쪽과 대응하는 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구급대원들은 “다른 병원 응급실은 산부인과 등 야간에 취급하지 않는 진료과목이 있어 3차 의료기관인 전북대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적재적소에 환자를 옮기기 위한 응급의료정보서비스 ‘1339’가 전국적으로 운영되지만 한계가 많다. 국번 없는 전화 1339는 전북의 경우 권역응급센터 1곳(전북대병원), 지역응급센터 5곳, 지역응급의료기관 14곳 등을 이용하도록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지만, 실제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상당하다.

전북대병원은 현실적 어려움을 내세웠다. 응급실 42병상의 이 병원은 여유분까지 합해 응급실에서 60~70병상을 운영하지만 항상 포화상태다. 이 병원 관계자는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있으라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 병상이 빌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데를 알아보도록 유도한다. 이는 전국 대형병원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도 소방안전본부는 “서울의 대형병원들은 고객만족도를 계속 피드백해 관리하지만 전북대병원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택수 도 보건의료과장은 “작은 병원을 믿지 못하는 의식이 바뀌지 않아 답답하다”며 “보건복지부 등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주비전대 응급구조학과 박창열 교수는 “준종합병원급 응급실이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예산을 늘려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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