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철(1901~?)
사업회, 합창단·노래비 만들어
“엄마 앞에서 짝짜꿍….”,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국민동요 ‘짝짜꿍’과 해마다 2월이면 전국의 학교에서 울려 퍼지는 ‘졸업식 노래’다. 둘 모두 충북 옥천 출신의 정순철(1901~?) 선생이 작곡한 노래다. 정순철은 한국전쟁 때 북쪽으로 가면서 남쪽에서 잊혀졌다.
옥천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꾸린 정순철기념사업회(회장 유정현·45)가 정순철 재조명 사업에 나섰다. 도종환 시인, 심대보·이인석 전·현 옥천문화원장 등 50명이 참여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짝짜꿍 동요제’를 열어온 사업회는 오는 6월까지 옥천지역 초등학생들로 ‘짝짜꿍 합창단’을 만들 참이다. 이달안에 공고를 한 뒤 실기 평가(오디션)를 거쳐 15~25명 안팎의 단원을 뽑을 계획이다. 합창단은 정순철의 대표곡인 ‘짝짜꿍’, ‘졸업식의 노래’, ‘까치야’ 등 20곡을 추려 시디를 만들어 보급하고, 전국을 돌며 ‘정순철 동요 공연’을 할 계획이다. 사업회는 지난해 ‘정순철 평전’을 낸 데 이어, 그가 나고 자란 옥천군 청산면 백운리에 노래비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동학 2대 교조 해월 최시형의 외손자이기도 한 정순철은 일본 도쿄 동양음악학교에서 공부했으며, 소파 방정환 등과 ‘색동회’를 조직해 어린이 문화 운동에 힘썼다. 그는 1929년 동요작곡집 ‘갈닙피리’를 냈으며, 1950년 한국전쟁이 나면서 월북해 연락이 끊겼다.
유 회장은 “시의 정지용, 노래의 정순철 두 사람은 옥천을 대표하는 문화 인물”이라며 “월북에 가린 정 선생의 노래, 어린이 사랑을 되살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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